경제·금융

[지금 재계는 E-경영시대] 5(끝). 벤처파트너를 잡아라

현대 등 4대그룹의 벤처기업 투자규모는 올 한해동안 무려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는 전자·통신 등 첨단업업에 속한 대기업들이 벤처투자를 선도했으나 최근에는 종합상사나 건설업체들도 뒤질세라 벤처투자에 가세하고 있다.삼성전자는 올부터 3년간 1,500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SDI는 디스플레이, 바이오테크놀러지 등 차세대 신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전담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벤처투자업무를 전담시켰다. 이밖에 삼성물산이 「벤처과거」를 통해 우수 벤처기업의 아이디어를 공모, 투자자금을 지원했고 삼성항공 등 다른 계열사들도 나름대로 벤처기업 투자계획을 수립, 집행중이다. 현대건설 등 현대계열사들도 벤처투자에 적극적이다. 현대건설은 다음달중 서울 목동에 완공하는 「목동월드타워」에 50개 벤처기업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전국 주요 지역에 「현대벤처지원센터」를 설립, 벤처회사로부터 임대료 대신 주식을 받을 방침이다. 현대종합상사도 「벤처마당 2000」을 개최, 우수 벤처기업을 발굴해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기술투자도 자체 자금과 투자조합을 통해 자금을 조성,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해 나갈 계획이다. LG는 그룹차원에서 계열사인 LG창업투자를 통해 우수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LG전자, 데이콤 등 각 계열사들도 독자적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기술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SK도 SK텔레콤, SK(주) 등을 중심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500억원을 정보통신관련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SK(주)는 지난 연말 벤처캐피털팀을 신설, 올 한해동안 생명공학, 의약 등의 벤처기업에 5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상사는 창투사나 유망업체와의 합작을 통해 벤처투자에 나서고 있다. 벤처투자는 주요 재벌그룹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1월 한달동안 인터넷 관련업체의 주식을 취득했다고 공시한 상장사들은 모두 9개사로 투자규모가 138억원에 달하고 있다. 전통적인 대기업의 벤처투자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우선 정부가 「벤처기업 육성」을 명분으로 30대그룹의 벤처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제거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을 개정키로 함에 따라 오는 2001년 4월부터 30대그룹 계열사는 최대주주가 아니고 지분률이 30%미만일 경우 벤처기업에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대기업의 벤처투자가 크게 늘면서 투자성격을 분명히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현재 대기업의 벤처투자는 두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우선 내부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을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아웃소싱하려는 것과 순수하게 투자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한가지 목적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채 투자수익과 기술협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다국적 컨설팅 업체 및 벤처캐피털회사 관계자들은 『대기업들이 벤처투자를 통해 자본수익과 기술협력을 동시에 얻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한가지 목표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서는 대기업의 벤처투자는 중장기적인 경영전략의 수립 및 집행에 차질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관련기사



정문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