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콘텐츠 빅뱅시대 온다] <하> 진화하는 IT 서비스

일정 챙겨주고… 원하는 음악 골라주고… 스마트라이프 세상 열린다<br>이용자가 제작·유통에 직접 참여 인터랙티브 콘텐츠 빠르게 확산<br>영화 등 나만의 스타일 찾아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잇달아 등장



일정 챙겨주고 교통상황까지… 신기하네
[콘텐츠 빅뱅시대 온다] 진화하는 IT 서비스일정 챙겨주고… 원하는 음악 골라주고… 스마트라이프 세상 열린다이용자가 제작·유통에 직접 참여 인터랙티브 콘텐츠 빠르게 확산영화 등 나만의 스타일 찾아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도 잇달아 등장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유주희기자 ginger@sed.co.kr

























#1. "오후5시부터 비 예보가 있으니 우산을 챙기세요. 전날 미국 증시는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으로 2% 올랐고 환율은 소폭 하락했습니다. 종로5가 인근 3차로가 공사 중이니 10분 일찍 버스를 타세요."

회사원 장동건(35)씨의 아침은 '스마트 모닝콜' 애플리케이션과 함께 시작된다. 5만원을 주고 앱을 따로 구입했지만 매일매일의 날씨와 교통상황은 물론 일정까지 챙겨주기에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2. 같은 시간, 중국어를 전공하는 대학생 고소영(24)씨는 등굣길에 중국어 앱으로 게임을 즐긴다. 그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부는 책과 펜으로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목표까지 남은 학습량과 미진한 부분을 즉각 알려주는 기능을 접하면서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앱을 만든 개발사는 최근 출판업체와의 소송에서 이기며 가장 주목 받는 벤처기업으로 떠올랐다.

미래의 어느 날을 가상해본 것이지만 콘텐츠 혁명은 이미 진행형이다.

콘텐츠가 위치기반서비스(LBS), 근거리무선통신(NFC), N스크린 등의 첨단기술과 결합하면서 라이프스타일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콘텐츠 그 이상의 파급력을 예고하고 있다.

박유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디지털 시대를 맞아 콘텐츠 소비 양식이 자연스럽게 소유에서 이용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콘텐츠의 국경이 사라지면서 결국 콘텐츠의 품질에 따라 경쟁력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몰려온다=지난 1925년 영국 과학자 존 로지 베어드가 TV를 발명하고 화면에 인형을 띄우자 사람들은 그냥 색다른 가전제품이 나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기하기는 했지만 딱히 새로운 무언가가 없었던 탓이다. 하지만 4년 후 BBC가 시험방송을 시작하자 사람들은 TV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TV 너머에 있는 콘텐츠를 보고 나서야 TV의 잠재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를 최근의 모바일 열풍에 대입하면 아직까지는 진정한 의미의 모바일 혁명이 오지 않았다는 의미와 같다. 기존 PC의 콘텐츠를 단순히 모바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인터랙티브(상호작용)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시점이 진정한 모바일 혁명의 시작이라는 얘기다.

관련기사



인터랙티브 콘텐츠는 말 그대로 이용자와 콘텐츠가 상호작용을 하며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전통적인 TV가 수동적인 콘텐츠 환경을 제공했다면 현재 인터넷TV(IPTV)는 인터넷이라는 창구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사용자경험(UX)을 선사했다. 여기에 앞으로 등장할 차세대 모바일TV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발판으로 기존과는 또 다른 시장을 열어젖힐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을 소비하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소비하느냐'가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또 다른 장점은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사용자는 편의에 따라 원하는 만큼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직접 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에도 참여할 수 있다. 참여와 공유라는 시대적 흐름과 맞물리면서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양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그 속도 역시 한층 빨라지고 있다.

정재숙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콘텐츠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수록 직관성과 재미를 갖춘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더욱 조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영화ㆍ음악 골라주는 '큐레이션' 부상=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주는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가 향후 콘텐츠 산업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분석된다. 큐레이션은 미술관의 큐레이터처럼 양질의 콘텐츠를 선별해 사람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KT 자회사인 엔써즈는 스크린샷 하나만으로 관련 동영상을 찾아준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 잠깐 스친 영화의 장면 하나만 가지고도 편리하게 영화 예고편 등을 찾아볼 수 있다.

NHN가 지난달 출시한 '네이버 뮤직 라디오'는 이용자의 재생목록을 바탕으로 비슷한 느낌의 노래를 재생해준다. 자동 추천된 곡이 마음에 들면 '좋아요'를, 그렇지 않으면 '싫어요'를 누르게 되는데 이 같은 이용자의 반응에 맞춰 비슷한 곡이 이어진다.

8월에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프로그램스의 '왓챠(watcha)'는 영화를 추천해준다. 이용자가 가입하면 우선 최소 10개의 영화 별점을 매기게 하고 이를 기반으로 비슷한 영화를 추천해준다. 왓챠는 서비스가 시작된 지 3개월여 만에 270만개 이상의 별점을 확보했다.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전략담당 이사는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이 아무리 권력을 갖춰도 시장을 주도하는 '킬러 콘텐츠'가 없으면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의 콘텐츠는 콘텐츠끼리 결합하거나 다른 서비스와 연결되면서 개별 이용자의 환경에 맞게 제공되는 방식으로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