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미 FTA 14일 자정 발효] 체리·오렌지 등 줄줄이 값 내려… "과일은 미국산이 대세로"

■ 바뀌는 생활 지도… 유통업계 발빠른 움직임<br>현지 직접구매 확대 등 수입물량 크게 증가 예상<br>육류도 호주산 수준 늘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남녀 고객이 미국산 오렌지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롯데마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발맞춰 유통업체들이 미국산 신선ㆍ가공식품 판매를 늘리기로 함에 따라 국내 소비자들의 밥상에는 외국산 먹거리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체리(24%), 포도주스(45%), 건포도(21%), 와인(15%) 등에 붙는 관세는 즉시 철폐되고 레몬(30%), 오렌지주스(54%), 생삼겹살(22.5%), 맥주(30%) 등에 부과된 관세는 향후 5~12년에 걸쳐 조금씩 낮아지는 만큼 이들 상품의 수입물량이 늘어나면서 장바구니물가 인하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일의 경우 그동안 우위를 점해왔던 동남아시아산을 제치고 미국산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달 오렌지를 시작으로 올해 내에 미국산 과일 물량을 전년보다 3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관세 인하효과로 가격이 현재보다 20% 이상 저렴해지면서 미국산 과일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롯데마트의 한 관계자는 "오는 8월까지 오렌지ㆍ망고ㆍ포도ㆍ자몽ㆍ체리ㆍ메론 등 6개 과일을 주력상품으로 정하고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약 100억원가량을 직수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중간 유통단계를 축소시키고 현지 팩커(Packer)들로부터 직접 상품을 들여올 예정이다. 오렌지ㆍ포도ㆍ체리 등은 롯데그룹 통합구매팀과 연계한 공동매입시스템을 구축해 원가도 낮출 방침이다.

이마트도 미국산 신선ㆍ가공식품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확대계획은 잡혀 있지 않지만 가격이 싸진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국산 과일과 식품의 수입량을 지금보다 더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시장 동향에 맞춰 미국산 식품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홈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FTA 발효 이후 체리 30%, 오렌지 20%, 와인 25% 등으로 물량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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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채소는 중국산, 과일은 미국산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에서 수입되는 채소는 많지 않아 저가의 중국산이 강세를 계속 이어가겠지만 미국산 과일의 경우 국산에 비해 값이 싸지기 때문에 물량 확보만 충분히 된다면 판매는 충분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산 육류 물량도 늘어난다.

롯데마트는 현재 7대3 정도인 호주산과 미국산 비율을 5대5 수준으로 바꿀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최대 식품가공업체인 카길 등과 연계해 비육에서 가공까지 생산에 참여하는 롯데마트 전용 목장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미국산 고기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미국산 육류의 국내 유통량은 늘겠지만 광우병 사태 이후 미국산 육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좋지 않고 가격 인하효과도 크지 않아 실제 소비가 증가할지는 미지수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대형 마트의 한 관계자는 "미국산 소고기의 경우 매년 2% 내외로 15년간 균등하게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올해 당장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가격 인하폭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은 미국에 바이어를 파견해 수입 또는 직소싱한 상품을 대상으로 15일부터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15일부터 미국 주스 브랜드 '웰치스'의 포도주스(1.89리터)를 6,100원에 판매한다.

또 미국산 와인인 '아포틱 레드'(355㎖)를 반값 수준인 1만7,500원에 판매하는 등 미국산 와인 80여종을 최대 40% 할인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15∼21일 미국산 구이용 소고기 모음전을 마련해 미국산 갈빗살(100g)을 정상가보다 27% 할인한 1,600원에, 부챗살(100g)은 10% 할인한 1,600원에 내놓는다. 또 15~28일에는 캘리포니아산 네이블 오렌지 대형(320g)을 1,080원에, 중형(250g)을 850원에 판매해 시세보다 15~20% 저렴하게 선보인다. 미국산 와인은 최대 40% 할인한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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