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선식품등 통합물류센터 구축 시급

['작은소비'가 지역경제 살린다] <하·끝> 나들가게-가격경쟁력 키워야 산다<br>공동구매·배송체계 미흡<br>도매업 지원 적극 나서야


서울 성동구에 있는 뉴타운마트의 백광선 대표는 기존 점포를 나들가게로 바꾼 뒤 매출이 크게 올랐지만 아직도 근심거리가 있다. 나들가게로 산뜻하게 새단장해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졌지만, 야채와 과일 등 신선식품을 찾는 고객들의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올들어 중소기업청의 도움으로 동네 슈퍼마켓이 앞다퉈 나들가게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과 경쟁하기엔 여러모로 뒤쳐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2012년까지 모두 1만개의 영세 슈퍼마켓을 나들가게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유통 대기업과 맞서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특히 SSM과 맞서 가격경쟁력을 키우자면 무엇보다 공동구매를 위한 통합물류센터 구축이 절실한 과제로 꼽히고 있다. 중소 유통업체들의 물류시스템은 대기업에 비해 여전히 낙후돼 있다. 재래식 창고와 하역 시스템으로 배송의 효율이 낮아 가격 경쟁력이 낮고 신속한 물류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물류비를 예측하기 어렵고 포장도 표준화되지 못하는 바람에 소량 다빈도의 신선신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다고 영세 점주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충주시에 위치한 현대호반슈퍼의 이태규 대표는 "충주슈퍼마켓조합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물품을 구매하고 있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도 "신선식품 등은 대기업 유통업체에 비해 경쟁력이 낮아 고객을 유인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진흥원이 지난달 28일 개최한 통합물류센터 관련 공청회에도 수백명의 영세 상인들이 몰려 현장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일선 점주들도 공동구매와 집단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한단계 끌어올려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배달수 니치마켓연구소장은 "나들가게와 같이 단순히 점포만 여는 것은 전시행정에 불과할 수도 있다"며 "점포에 상품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통합물류센터를 건립해 물류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전국에 약 20개의 물류센터를 건립할 경우 1개 물류센터당 1만여㎡(3,000여평)의 규모가 적정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윤보 소상공인진흥원 이사장은 "정부가 그 동안 소매점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나들가게 육성지원사업 등을 추진해왔으나 중소유통업체의 근간인 도매업 분야의 지원이 미약했다"며 "슈퍼마켓과 관련된 업체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공동으로 배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합물류센터 외에도 포스(POS) 시스템의 개선과 유지관리상의 문제점, 나들가게 간 거리 제한 문제도 걸림돌로 꼽히고 있다. 특히 포스 설치요원의 사용법 교육에 대해 만족하는 나들가게는 50.4%에 불과해 비교적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기존 상품 외에 부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양봉환 중기청 소상공인정책국장은 "중소 도매업이 진정한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동구매와 공동배송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와 유통구조 개선이 필수적인 사안"이라며 "권역별 중간규모 이상의 통합물류센터 건립계획은 매우 시급하면서도 핵심적인 정부정책이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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