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IoT 발달… 이제는 공유경제 시대

■ 한계비용 제로 사회

제러미 리프킨 지음, 민음사 펴냄


어떤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할 때 드는 생산비가 거의 '제로(0)'에 가까워지면 어떻게 될까. 기업은 싸게 생산해서 정상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으니 더 이익일까. 시장에 나오는 재화와 서비스는 더 풍부해진다. 때문에 시장경쟁 상황에서 가격도 점차 제로에 가까워질 것이다. 더 이상 시장교환이 이뤄지지 않고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혼돈에 빠진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의 신작 '한계비용 제로 사회'(The Zero Marginal Cost Society)가 최근 번역 출간됐다. '3차 산업혁명',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수소 혁명' 등의 저술을 통해 자본주의 패러다임의 위기를 진단해온 저자는 이번 신작을 통해 '협력적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담론을 제시했다. 저자는 자본주의 패러다임은 이미 낡은 것이 됐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협력적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경제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계비용'이란 생산물 한 단위를 추가로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을 뜻한다.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주의의 속성에 따른 기술 발전이 한계비용의 감소를 요구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술발전이 자본주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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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계비용 제로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미디어 정보산업 분야를 꼽는다. 특히 출판사와 편집자, 인쇄업자, 도소매 유통업자를 거치지 않은 채 인세 한푼 받지 않고 전자출간을 하는 저자들이 늘어나면서 전자책 부문의 한계비용은 사실상 제로다. 개인만이 아니다. 신문사들은 무료 기사를 인터넷에 게재하고, 또 공연예술가들도 종종 온라인상에 공짜로 자신의 음악을 배포한다.

이와 함께 전세계는 '공유경제'로 들어간다. 현재 미국인의 약 40%가 협력적 공유경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재생에너지를 생산해서 이웃끼리 나눠쓰는 것을 비롯해, 온라인동호회, 협동조합이 성행하고 있다. 자동차를 공유하는 '카 셰어링'이나 숙박중개서비스 등도 공유경제의 새로운 징후다.

특히 저자는 사물인터넷의 발달이 미칠 파장에 주목한다. 2030년께면 100조개가 넘는 센서가 전 세계적으로 분산된 지능형 네트워크로 인간과 자연환경을 연결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한계비용이 크게 낮아진 미디어 분야 이외에 제조업 등 산업 전반으로 이런 현상이 확산될 것이란 예측이다.

저자는 지금과 같은 자본주의는 끝나가고 있다고 분명히 했다. 인류가 새로운 경제시대에 적응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는 그러한 변화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2만5,000원.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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