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 플러스] 테마보단 '될성 부른 떡잎' 품은 펀드 골라야

■ 중소형주 펀드 선택 요령은<br>인기 투자처로 부상했지만 곳곳 부진 암초<br>정확한 편입 기준 세운 상품 가입이 중요<br>덩치 커질수록 수익률 관리 어려워 조심을


중소형주 강세 속에 함박 웃음을 짓는 투자 상품 중 하나가 바로 '중소형주 펀드'다. 지난해 하반기 개별종목 장에서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주가 두각을 보이면서 이들 펀드는 이미 주요 인기 투자처로 부상했다. 연초 새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같은 '정책 이벤트' 역시 중소형주 펀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중소형주펀드 유형평균은 연초 후 3.88%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평균(-2.10%)에 앞선다. 개별 펀드별로는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 1(주식)Class A1가 6.94%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하나UBS코리아중소형 자[주식]Class A(6.50%), 키움작은거인 1[주식]Class A(6.31%), 프랭클린템플턴오퍼튜니티자(주식)Class C-F(5.14%),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 1(주식)종류C1(5.13%), KB중소형주포커스자(주식)A Class(5.07%) 등이 5% 넘는 성적을 냈다.


자금유입도 눈에 띈다. KB중소형주포커스에 3,789억원이 들어와 가장 큰 자금 유입을 보였고, 삼성중소형포커스도 1,225억원을 끌어 모았다.

반면 평균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성과를 낸 펀드도 있다. KDB 2020중소형주목표전환 1[주식]A는 연초 후 성적이 -2.21%, 최근 1년 성적은 -13.49%로 중소형주 강세의 과실을 반영하지 못했다. 부진한 성과는 속살을 들여다 보면 이해가 된다. 지난 1월 초 기준 포트폴리오의 편입 상위 5개 종목을 보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17.161%(펀드 주식 내 비중)에 달해 유형 평균인 3.52%보다 5배 가까이 높았다. 현대차(5.48%)와 CJ제일제당(3.74%), 기아차(3.62%), LG화학(3.43%) 등 다른 대형주들도 유형평균을 훨씬 웃도는 편입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름은 중소형주펀드이지만 속내는 대형주 일색인 것이다.

전문가들도 펀드 편입에 대한 정확한 기준을 세운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삼성자산운용의 중소형포커스펀드는 '대형주로 성장할 수 있는 중형주'를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대장주 삼성전자를 가져가면서도 코스맥스, 대상, GKL, 아모레G 등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중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다. "업종 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중형주에 투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거래소에 상장된 종목이 많이 편입된다"는 게 펀드를 담당하는 매니저의 설명이다.


KB자산운용의 중소형포커스 펀드는 '가치주 투자' 성격을 가미한 중소형주펀드다. 이 펀드는 '시가총액 2조원 미만 종목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대형주가 펀드에 포함되면 중소형주 펀드 본연의 색이 안 난다"는 게 이 펀드의 책임자인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의 생각이다. 특히 이 펀드는 중소형주 강세장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테마'가 아닌 '저평가 가치 중소형주'에 집중해 종목을 선별하고 장기간 종목을 가져가는 편이다. 최 이사는 "지난해 중소형주 강세 장에서 모바일게임주, 엔터주, 저가 화장품주 등 테마주가 강세를 보였을 때 일부 펀드들은 테마에 묶여 가격이 이미 많이 올랐던 종목들까지 담아 단기 성과는 좋았지만 연말에 중소형주가 다시 약세를 보인 기간에는 다시 수익률이 고꾸라지는 모습을 보였다"며 "테마에 묶여 거품처럼 가격이 올랐던 종목들과 잠재력을 바탕으로 제 값을 찾아가는 가치주의 차별화가 올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어떤 종목을 편입했느냐에 따라 중소형주 펀드의 성과도 갈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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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펀드의 덩치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어느 펀드든 덩치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불어나면 수익률 관리가 어려워진다. 시가총액은 2조원 미만의 중소형주를 담는 펀드들의 입장에서는 설정액 3,000억~5,000억원 수준만 돼도 편입 종목이 광범위해져 종목의 시세나 시장 흐름을 바로 바로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삼성중소형FOCUS 펀드는 지난 2011년 8월 초과수익 달성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한차례 이 펀드의 판매를 일시 중단(소프트클로징)했다가 지난해 5월 9개월 만에 판매를 재개한 바 있다. KB중소형포커스펀드 역시 최근 설정액이 5,000억원에 육박하자 4월 둘째주부터 일부 클래스에 대한 신규 가입에 제한을 두기로 했다. 3월 25일 현재 KB중소형포커스펀드의 운용설정액은 4,749억원. 수익을 반영한 운용순자산은 4,979억원이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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