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남아위기 일 성장모델 추종탓”/일 니폰신용은행장

◎“은행 지나치게 의존 직접금융 조달 실패 외채급증 초래”동남아국가들이 일본식 성장모델을 추종한 것이 동남아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아시아 금융전문가들사이에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일본중앙은행의 아시아담당 임원을 역임한 도고 시게이키 니폰신용은행장은 『2차대전이후 아시아국가들이 따르려 했던 일본식 개발모델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 이번 금융위기의 본질』이라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은행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일본식 개발모델은 동남아국가들의 고도성장에 성장에 기여해왔으나 채권시장의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직접금융시장인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기업들이 외채를 마구 끌어들인 것이 통화위기의 최대요인이라는 것. 엄청난 개인 저축을 끌어들인 동남아 은행들은 섬유, 철강, 조선, 전자, 자동차산업 등 정부가 중점 육성하려는 대형 사업들에 자금을 대거 빌려줬다. 그러나 동남아 각국 정부는 채권시장에 대해서는 통제를 가하는 등 일본의 금융정책을 그대로 답습했다. 이때문에 아시아국가에서는 개인 자금이 자본시장을 거쳐 산업계에 투자되지 않고 은행창고에 남아도는 금융왜곡현상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경우 개인저축의 19%만이 은행에 묶여 있지만 일본의 경우 그 비율이 63%나 된다. 그 결과 대규모 자본을 거머쥔 소수의 은행들은 전망도 불투명한 거대 프로젝트에 대출을 남발하는 과욕으로 이어져 막대한 부실채권을 양산시켰다는 주장이다. 일본식 개발모델에서 금융위기의 원인을 찾는 이들 전문가들은 그 해결책을 일본이 추진중인 금융개혁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셉 얌 홍콩 금융청장은 『일본처럼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채권발행 확대, 감시제도 강화 등 과감한 채권시장 육성책을 추진해야 동남아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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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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