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여론에 귀 닫은 현대차 노조

현대자동차 노사 협상이 조기 타결이냐, 아니면 파국이냐의 중대 기로를 맞고 있다. 올해 현대차 노사 협상에서 사측은 정몽구 회장 구속 여파로 노사협상에 대비한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없었다. 노조 또한 산별전환을 위해 조기 파업에 나섬으로써 현대차 노사 협상에는 난항이 예상됐다. 노조는 11일 재개될 교섭에서 사측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전면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올해도 현대차 노사는 최악의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협상 결렬을 선언한 노조가 열흘 넘게 부분파업에 나서자 시민단체들까지 노조의 12년 연속 파업행위를 질타하고 나섰다. 각 언론들도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노조’의 행태에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이 같은 여론에 무감각하다 못해 극히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정당한 파업을 벌이는데 ‘조작된 여론은 사측의 편향된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게 그들의 논리다.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벌일 때마다 현대차의 생산손실은 매년 천문학적 규모로 누적되고 있다. 올해도 이미 7,000억원대의 생산손실이 발생, 지난해의 5,8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노조는 그러나 이 같은 생산손실 규모가 회사 측의 한낱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며 평가절하하고 있다. 노조는 이런 식으로 10년 넘게 파업의 정당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10여년 전 울산의 노사분규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주도했다. 현중 노조는 당시 보기만 해도 섬뜩한 ‘골리앗 크레인 농성’으로 분규 현장을 전쟁터처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현중 노조는 10년째 노사협상을 무분규 타결로 이끌고 있다.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산다”며 노동운동의 틀도 변해야 한다는 게 현중 노조의 논리다. 우리나라가 파업으로 인해 일하지 않은 노동손실일수는 세계 주요 국가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의 111배, 독일의 37배에 이른다. 강성 노조들이 만든 ‘투쟁력’의 부산물인 것이다. 파업을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 현대차 노조도 이제는 냉소적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조의 요구를 마냥 수용해주는 현대차의 존재도 결코 영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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