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살려 주기 싫다

제6보(78∼100)



강동윤의 손길이 빨라졌다. 우세를 확신하고 있는 것이 역력하다. 상대적으로 튀지아시는 한 수 마다 고심하고 있다. 백84는 뭔가 시빗거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착점. 흑85는 호락호락 살려주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백86은 이런 형태의 급소. 백88 역시 교과서에 나와 있는 행마의 틀이다. "박력 좋고!"(윤현석) 흑89를 칭찬하는 말이었다. 안형을 빼앗는다고 참고도1의 흑1로 두는 것은 옹졸한 착상이다. 백이 2의 자리에 먼저 붙이게 되면 흑의 응수가 심히 거북하게 된다. 흑91은 타이밍 좋은 응수 타진. 백은 그곳을 응수할 여유가 없다. 백92 이하 96은 이런 형태에서 늘 치러지는 수습의 수순이다. "아따, 심하게 다루네."(윤현석) 강동윤의 흑97을 보고 웃으면서 하는 말이다. 참고도2의 흑1로 따내어도 충분하련만 강동윤은 가장 강경한 방식으로 가고 있다. "살려 주기가 싫다는 것이지요."(윤현석) 참고도2의 흑1이면 백은 2 이하 12로 깨끗하게 살 수 있다. 흑은 선수를 뽑아 흑12에 두게 되며 이것으로도 흑이 확실히 앞서는 바둑인데 강동윤은 그렇게 살려주기도 싫다는 태세였다. "정말 잡기로 작심을 한 것 같습니다."(김수장) 결과부터 밝히자면 강동윤은 백대마를 정말로 잡게 된다.(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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