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이율배반 한국은행] "환율은 버틸 만한 수준"

■기준금리 동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원화절상에 대해 "우리나라 산업은 비가격 경쟁력을 갖춰 환율하락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환율급락을 금리로 방어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지만 아직 우리 경제가 이를 버틸 만한 수준으로 판단했다는 의미다.

김 총재는 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하향조정했는데 성장 추세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다만 저성장이 오래되면 성장잠재력만큼 돌아오는 게 어렵고 심지어 못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집중된 것은 아무래도 환율 부문이었다. 김 총재는 "금리결정이 효과는 있겠지만 환율만 보고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최근 우리나라 산업은 비(非)가격 경쟁력이 있다"며 "환율 수준과 속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변동폭이 지나치게 빠른 점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올해 우리나라의 최대 위험 요인은 대외적인 것보다 가계부채∙설비투자 등 내부적인 것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가계부채에 대해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명목 국내총생산(GDP)보다 크게 늘지 않도록 시간을 두고 풀어가는 한편 기업들이 새로운 정치환경 안정에 따라 설비투자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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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통화정책이 물가안정에서 성장세 회복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의 첫 번째 책무는 물가안정"이라며 "이를 훼손하지 않는 한에서 성장세 회복에 관심을 두겠다는 것일 뿐 한국은행은 현재 명목 GDP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과 10월 금리인하 효과에 대해 김 총재는 "0.25%포인트 인하가 올해 말까지 성장률을 0.08%포인트 정도 올렸다고 본다. 유동성을 늘리는 부담이 있겠지만 성장을 높여 가계부채 문제를 이완시키는 효과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등장한 '저성장 지속'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성장이 계속 낮아지면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린다"며 "그러면 금리인하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 결정할 만한 정보가 없어서 금리를 동결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이야기가 없지만 요청이 오면 하겠다"고 말했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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