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혼모 울린 사기꾼 '예비 형부'

미혼 상태에서 아이를 낳은 `예비 처제'의 딱한사정을 악용해 아이의 해외입양을 도와준다며 수천만원을 뜯어낸 파렴치한 `예비 형부'가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20일 서울 강동경찰서가 사기 혐의로 구속한 이모(27)씨는 2002년 4월께 결혼을약속한 여성의 동생인 A(25ㆍ여)씨가 미혼 상태에서 아이를 낳고 혼란스러워 하자국내 입양기관을 통해 아이를 해외로 입양시키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 A씨는 아이를 낳은 사실을 부모에게 말하지 못하고 고민하다 언니와 결혼을 약속하고 평소 집을 드나들며 친하게 지내던 이씨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자 아무런의심없이 그 손을 잡았다. 이후 A씨의 아기는 국내 입양기관을 통해 출생 즉시 해외로 입양됐고 A씨는 아기에 대한 소식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씨는 그 과정에서 "아기가 좋은 양부모에게 입양되기 위해서는 뒷돈이필요하다"며 A씨에게서 두 차례에 걸쳐 400만원을 뜯어냈고 A씨는 급한 마음에 전혀의심하지 않았다. 이씨는 1년 후 돈이 필요해지자 "해외입양된 아기가 질병을 얻어 한국으로 되돌아왔다"며 A씨의 `애끓는 모정'을 다시 악용,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챙겼다. 이씨는 A씨에게 "해외 양부모가 입양을 포기해 아기가 되돌아와 재입양을 위해돈이 필요하다. 그동안 주변에서 도와준 사람들에게 수고비를 줘야 한다"며 끊임없이 돈을 요구해 5천만원을 넘게 챙겼다. 아기가 아프다는 소식에 발발 동동 굴러야 했던 A씨는 결국 전세 보증금까지 빼내 이씨에게 건넸고 아기가 좋은 집에 입양되도록 부탁까지 했다. A씨는 그러나 이씨의 계속되는 돈 요구에 의심을 품고 주변을 상대로 자체 확인에 나섰고, 확인 과정에서 뒤늦게 속은 사실을 알게되자 이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이씨는 피소 후 자취를 감춘 채 일용직 근무로 PC방 등을 전전하며 생활하다 최근 인천에서 검문검색에 걸려 덜미를 잡혔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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