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문주용특파원 현지르포/세계경제중심 동아시아로 기운다(홍콩차이나)

◎2010년 중화권 시장규모 7조 8,856억불/미등 서방선진국 벌써부터 견제 움직임세계가 홍콩에 몰렸다. 전세계 1만명에 가까운 언론과 1백만명에 가까운 관광객들이 홍콩의 구석구석을 파고들며 「홍콩알리기」「아시아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 유례없는 사회주의내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탄생을 지켜보기 위한 전세계 언론과 관광객들은 29일 컨벤션센터 일대 완차이거리와 홍콩섬을 바라보는 구룡반도 남단의 침사추이지역에서 행사당일인 30일 하오부터 통제될 것에 대비, 수일전부터 진을 치며 홍콩의 야경을 음미했다. 이슈를 따라 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적어도 6∼7월만큼은 아시아가 세계의 중심이 된 느낌이다. 현지를 찾은 서구언론은 최근 보름전까지만 해도 홍콩의 장래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행사일이 가까워질수록 이같은 서구언론의 시각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중문대경제학과의 추 비 렝 교수는 『홍콩의 경제가 탄탄한데다 홍콩에 대한 중국정부의 불간섭의지가 확고해 이같은 서구의 시각은 동양의 목소리가 높아지는데에 대한 불만에 불과하다』고 일축한다. 홍콩특별행정구는 오는 9월 예정된 세계은행및 국제통화기금(IMF) 연례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뤄 이같은 서구의 삐딱한 시각에 못을 밖겠다는 의도다. 특구의 재정사(재무장관)인 도널드 창은 『연례회의에는 1백81개회원국에 1만3천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라며『반환이후 홍콩은 국제금융센터로서 활발한 활동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리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성공적인 개최를 자신하고 있다. 중국 통치하에서의 홍콩이 별다른 잡음없이 국제금융 중심지의 역할이 유지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세계의 이목을 계속 홍콩에 붙잡아 두겠다는 의도다. 서구의 두려움대로 홍콩의 중국반환은 중화경제권의 본격적인 가동뿐만 아니라 동아시아경제권의 영향력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타임지의 안토니 스패스기자는 『홍콩의 반환시점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호랑이들에게는 미묘한 시점』이라며 『머지 않아 이들이 우리를 박차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 워튼경제연구소(WEFA)는 오는 2010년 동아시아의 시장규모는 미국을 월등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규모면에서는 중화권이 7조8천8백56억달러, 일본이 8조3천5백49억달러로 이를 둘만 합쳐도 17조달러를 넘어선다. 14조8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시장을 압도, 동아시아권은 세계 최대의 시장으로 자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세계경제와 외교무대에서 동아시아국가의 발언권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홍콩이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갖게 되는 중국은 대외금융 및 무역창구를 확보함으로서 국제적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 홍콩지부의 최정근상무는 『중국이 범세계적 화인경제권의 중심역할을 담당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 정치 사회 문화적 측면에서 21세기 중추세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선진서방국가에 주로 정치적 파트너로 인식됐던 중국은 홍콩반환을 계기로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에 따라 그동안 추진해온「아시아껴안기」를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대학의 노승준교수는『일본은 홍콩금융시장에 60%를 제공하는등 자본투자와 함께 중국, 동남아등에 생산기지를 추가로 건설 동아시아권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뉴욕 콜롬비아대 휴 패트릭 교수는 한발 더아나가 『오는 2020년까지 무관세를 실현하기 위한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동아시아권의 영향력확대에 따라 선진서방국가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6월부터 국무성 동아시아 태평양 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태스크포스팀을 설치, 운영중이며 선진서방국에 대해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이달초 홍콩주재 미영사관은 『미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홍콩문제에 개입할 수도 있다』고 밝혀 홍콩반환을 계기로 미국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을 경계하고 나섰다. 하지만 서방 선진국가들은 중국을 중심으로한 동아시아시장의 방대한 규모를 고려, 철저한 경제적 실리를 외교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둘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경제연구소의 김원태연구원은『강력해지는 중국을 길들일 수 밖에 없다는게 서방선진국가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1국 2체제식 홍콩통치방식이 홍콩,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에 커다란 번영을 일궈내고 있다』는 이광요 싱가포르 전총리의 말은 아시아지역에서 홍콩의 주권반환이 갖는 의미를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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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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