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융ㆍ복합 에너지 기업으로 자기 정체성을 선언하고 오는 2015년 10조원 매출 도전에 나선다. 삼성SDI는 그동안 브라운관ㆍPDP 등 끊임없이 변해왔던 사업구조를 2차전지와 태양전지 두 축으로 확정하고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지난 15일 창립 42주년을 맞아 천안사업장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회사의 정체성을 '친환경 전자화학 융ㆍ복합 에너지업'으로 재정립했다고 16일 밝혔다.
박상진 삼성SDI사장은 창립기념사에서 "2차전지와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중심의 사업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핵심 성공요인을 발굴해 총력을 집중하기 위해 업의 개념을 재정립해 추진한다"고 대내외에 선언했다.
삼성SDI가 새롭게 정립한 친환경 전자화학 융ㆍ복합 에너지업은 전통적인 에너지 사업과 달리 발전과 축전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를 만들어 시공간 제약 없이 사용하는 토털솔루션 형태의 사업이다. 결국 현재 삼성SDI가 진행하는 사업 가운데 2차전지와 태양전지 사업을 앞으로 미래 성장의 핵심 사업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삼성SDI가 올해 다시 한번 회사 정체성을 스스로 정립해 발표한 것은 사업 지향점을 명확히 해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혁신동력을 마련하고자 하는 취지로 보인다.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회사의 사업이 브라운관에서 출발해 평판TV패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 이어 2차전지ㆍ태양전지 등 적지 않은 변화가 이어져왔다"며 "지금 시점에서 SDI의 사업에 대한 지향점을 한군데로 모은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 같은 사업구조 확정과 혁신을 통해 2015년 10조원이라는 장기 매출목표를 새롭게 제시했다. 박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재정립한 새로운 업의 개념을 기반으로 확고한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해 2015년 매출 10조, 2020년 매출 24조원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을 향해 성장하자"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SDI는 매출 5조4,439억원에 2,037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3년 내 세 배 가까운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삼성SDI는 2차전지 사업 가운데 중형 및 대형 제품의 매출이 앞으로 2~3년 내 본격화돼 급격한 매출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중형 2차전지는 이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급 등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대형 2차전지 사업도 국내외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이나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분야에서 활발히 시작하고 있다"고 성장 사업 현황을 설명했다.
실제 삼성SDI는 2008년 보쉬와 합작해 설립한 SB리모티브가 BMW의 새로운 전기차에 단독으로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BMW는 15일 내년 9월 도심형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발표하며 SB리모티브와의 협력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