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승수 새 정부 첫 총리에게 거는 기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의 첫 총리로 한승수 유엔 기후변화특사를 지명한 것은 일 중심의 실용주의적인 선택이다. 이 당선인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총리는 앞으로 세계시장을 다니면서 자원외교 등 여러 분야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총리 역할론을 제시했다. 한 총리는 풍부한 국정경험과 글로벌 및 비즈니스 마인드를 겸비해 자원외교 등에 가장 부합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한 총리는 대통령 보좌 역할이 아닌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하게 됨에 따라 역대 총리와 다른 총리상을 보여주어야 하는 책무를 안게 됐다. ‘자원외교 총리’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런 점에서 교수, 국회의원, 재정경제원ㆍ상공부ㆍ외교통상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주미대사와 유엔총회 의장을 역임한 한 총리의 화려한 경력이 많은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현대는 한마디로 자원전쟁 시대다. 자원의 무기화 등 자원민족주의가 심화되고 있는데다 달러 약세로 국제투기자금이 자원시장에서 농간을 부리고 중국과 인도가 경제성장으로 자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자원쟁탈전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자원 없이 수출에 의존해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 총리는 세일즈맨의 마음가짐으로 세계시장을 누벼야 한다. 솔직히 한 총리는 경력이 말해주듯 참신한 인물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또 고령이다. 그렇지만 총리로 지명한 이 당선인의 뜻을 헤아려 총리직을 마지막 보국의 기회로 여기고 정열을 불살라야 한다. 현재 경제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급박한 상황이다. 국민은 새 정부 출발을 앞두고 큰 기대를 하고 있지만 다가오는 먹구름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그만큼 총리의 역할이 중요해졌음을 뜻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과 총리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요구된다. 한 총리 지명자는 화려한 경력을 살려 내각의 정책 조정자 역할만이 아니라 자원획득과 수출 등 경제를 챙기는 새로운 총리상을 멋지게 정립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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