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국세청장 '음모설' 제기
"6,000만원 수뢰의혹 수사, 납득못할 부분 많다"국세청 "검찰 위상회복·정윤재사건 희석용"
안의식 기자 miracle@sed.co.kr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6,000만원 수수의혹을 받고 있는 전군표 국세청장이 잇따른 의혹제기에 대해 '음모설' '시나리오설'을 제기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 청장은 2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언론보도를 보니 무슨 거대한 시나리오 같이 쭉 만들어져가는 것 같다"며 "(수사에)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 주변에서는 이번 의혹제기가 정윤재 사건으로 위신을 구긴(?) 검찰이 현직 국세청장이라는 대어(?)를 낚아 위상을 회복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대규모 인원을 동원, 정윤재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수뢰의혹을 수사했으나 한차례 영장기각 끝에 겨우 2,000만원 받은 혐의와 함께 변호사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정 전 비서관은 구속되면서도 모든 혐의내용을 완강히 부인했고 "재판과정에서 역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 정권에도 부담이 되고 있는 정윤재 사건을 희석시키면서 검찰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전 청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 청장 건과 관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수사진행상황, 국세청장 거취 등을 묻는 질문에 "전 청장이 현직에 있기 때문에 (청와대에서도)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인데 본인은 부인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 청장은 이날 저녁 국세청사 앞을 지키고 있는 기자들과 만나 금품 상납 사실을 다시 한번 완강히 부인했다. 또 검찰에서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안다며 본인의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이날 "(언론을) 일부러 피한 것은 아니다. 검찰 수사 중인 사건인데 자꾸 말이 말을 낳아 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금품상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의 진술을 전면 부인했다. 전 청장은 이어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으로 믿는다"며 "어제 (기자들과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 총장은 1분여가량 이 같은 본인의 입장을 간단히 피력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일절 받지 않고 차에 올라 청사를 빠져나갔다. 다음주 소환을 시사한 검찰 입장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전 청장은 이날 오전9시께 정상 출근해 업무를 봤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날 전 청장과 언론의 접촉을 막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기자들이 탑승하는 것도 제지하는 등 하루종일 기자와 전 청장 간의 숨바꼭질이 계속됐다.
입력시간 : 2007/10/24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