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시장 자존심건 한판승부'질과 양의 싸움'. 편의점업계에서는 흔히들 LG25와 세븐일레븐의 경쟁구도를 이렇게 표현한다.
세븐일레븐이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펼치면서 외형 성장에 주력하고 있는데 반해 LG25는 수익성 위주의 점포 개설과 정보시스템 투자를 통해 내실 다지기를 중시하는 상반된 일등 전략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
양 사는 또 LG와 롯데라는 재벌그룹사의 자존심을 건 유통 대리전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양 사의 1위 싸움은 세븐일레븐이 지난 99년 말 로손을 인수,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이 바람에 10년 가까이 1위 자리를 지켰던 LG25는 점포수면에서 690개에 그쳐 세븐일레븐(760개)에 맹주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매출액이나 점포 당 매출액면에선 아직 LG25가 업계 정상을 지키고 있다.
LG25는 지난해 3,68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세븐일레븐은 2,950억원을 올리는 데 머물렀다. 최대 관심은 올해 이 같은 매출 순위가 역전될지 여부다. 점포수만 따져보면 세븐일레븐이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LG25의 강점은 내실과 수익성이다. LG25는 지난해 점포당 1,610억원, 세븐일레븐은 1,311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 평균치가 1,452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양 사의 격차가 드러나는 셈이다.
또 LG25는 지난해 102억원의 경상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모두 110억원의 이익을 거두는 등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세븐일레븐은 99년에 8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외형에 걸맞는 수익을 갖추는 게 시급한 상황이다.
양 사는 주력상품에서도 뚜렷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마진율을 높이기 위해 일본처럼 패스트푸드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LG25는 식품을 비롯한 자체상표(PB)제품에 무게중심을 싣고 있다.
최근 양 사의 경쟁은 다양한 생활서비스상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LG25가 업계 처음으로 공공요금 수납서비스를 취급한 데 이어 은행 증권 보험업무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 개발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또 다른 전쟁터는 e-비즈니스분야다. 세븐일레븐은 롯데닷컴의 고객이 전국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세븐일레븐을 배송처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LG25는 e-CVS넷을 설립, 지난달부터 편의점을 이용한 소화물 택배 서비스에 나선데 이어 하반기중 픽업서비스까지 도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양대 업체가 대조적인 경영전략을 펼치면서 국내 편의점시장의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유통시장의 강자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