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바이오 복제약값 2015년에 대폭내린다

다국적 제약업계 본격 공략<br>자체 신약 개발도 나서기로

삼성이 오는 2015년까지 서구지역에서 판매되는 가격의 절반 수준에 바이오시밀러(biosimilarㆍ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를 선보일 계획이다. 수년 뒤에는 복제약이 아닌 신약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6일자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6월까지 서울 인근에 제조공장을 설립하고 올해 말까지 공장에 대한 국제규격 승인을 받아 미국 및 유럽의 다국적 제약업계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낼 계획이다.


김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업체나 바이오기술 업체 모두 제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삼성에는 법적 기준과 산업적 요구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DNA가 있다"고 밝혀 제조업에서 쌓아온 삼성의 역량이 바이오 산업에서도 이어질 것임을 자신했다.

그는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지만 추가 협력선 확보를 위해 또 다른 협력사를 찾고 있다면서 "수년 내 자체적인 신약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어 "바이오의약품 가격이 각국 정부와 의료보험에 막대한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며 일부 대형 제약사들이 저가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삼성의 진출은 서구 제약업계가 주도해온 시장에 아시아 지역에서 주요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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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삼성이 "제조단가를 낮추고 신규 제조설비 개발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생산량을 늘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통상 2년이 걸리는 바이오 제조설비 규격 승인을 6개월 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조원가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자신하는 데는 해외 업체에 비해 두배가량 빠른 생산시설 구축능력이 바탕을 이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유럽 업체의 경우 설비구축에 4~5년이 걸리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월 송도 생산시설을 착공해 현재 연내 성능검증까지 마칠 것으로 본다"며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업의 특성상 설비투자 기간이 줄어들수록 비용절감 효과가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서 익힌 클린룸이나 청정배관 플랜트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원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제조원가가 줄어드는 만큼 삼성 측은 세계 바이오시밀러 판매가격도 현재의 50~70% 수준으로 낮게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년 상반기부터 자체물량 및 외부 위탁물량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원가경쟁력을 갖추는 데 성공하고 투자도 초기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삼성은 2017년께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시밀러 업체의 반열에 올라서게 된다. 현재 세계 바이오시밀러 위탁생산 업계에서는 생산능력 기준으로 스위스 론자와 독일의 베링거잉겔하임, 국내 셀트리온이 세계 톱3로 꼽힌다. 이들은 단일공장 기준으로 9만리터 이상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까지 9만리터 규모의 2공장 설립을 마칠 계획이다. 다만 삼성 측은 2공장 투자시기를 수주 및 시장 상황에 따라 다소 유동적으로 잡아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절반 수준의 제조단가를 제공할 경우 위탁발주량 증가로 추가 투자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분야에서도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들의 특허가 만료되는 2013년부터 글로벌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개발과 함께 핵심 역량인 생산능력을 확보해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산업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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