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국 모두 피해" 이해관계 일치

韓·日 수출경쟁력 약화, 中 위앤화 절상압력 가동

한ㆍ중ㆍ일 3국이 미국의 달러약세 공세에 맞서 공동으로 환율방어를 하기로 의견을 모은 배경에는 작금의 상황이 지난 85년 플라자합의 당시와 다르다는 인식을 출발점으로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85년 미 재무부의 압력으로 도출된 플라자합의는 일본을 주 타깃으로 했지만 지금은 중국을 주 타깃으로 하고 있고 통화절상의 피해는 한국과 일본이 입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게다가 80년대 말에는 한국과 중국이 환율을 달러에 고정한 제도(고정환율제)를 채택해 엔화강세(엔고)의 덕을 누리는 등 이해관계가 서로 달랐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은 엔화에 일정 비율로 연동하고 중국 위앤화는 달러에 고정된 불균형 상태에 있다. 때문에 원화와 엔화의 지속적인 절상은 한국과 일본에 수출경쟁력 약화를 가져옴과 동시에 위앤화 절상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어 3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 환율방어에 있어 가장 어려운 나라는 중국이다. 일본은 플라자협정에 따른 엔고로 장기불황을 겪었지만 지금은 회복기에 있다. 한국도 급격한 환율하락만 피하면 어느 정도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국제경제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러나 중국은 고정환율제를 유지하는 대가로 막대한 해외 핫머니가 유입돼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은행들의 부실 대출규모가 커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중국이 위앤화를 절상할 경우 심각한 금융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20년 전에 미국은 일본과 독일을 주 타깃으로 달러절하를 전개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은 원화를 달러에 묶어준 고정환율제를 유지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런데 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이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후 원화는 1엔=10원의 등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엔화 절상폭만큼 절상돼야 하는 형편이다. 게다가 위앤화가 절상을 거부할 경우 한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은 미국에 치이고 중국에 밀리는 아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번 달러절하로 80년대 말 이른바 ‘3저 호황’을 이끈 엔고 특수를 누릴 수 없다는 인식이 일본과 중국과의 공동전선을 형성한 배경으로 해석된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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