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0년 10조원 시장을 선점하라.’ 앞으로 3년 뒤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무선인식(RFID)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내 기관과 기업들의 행보가 본격화됐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과 전세계 RFID 관계기관들은 30일 RFID 기술표준을 담당하는 세계기구인 ‘ISO JTC1/SC31’의 모바일 자동인식 특별그룹 표준화 회의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어 RFID 기술의 표준화를 위한 토의 작업에 돌입했다. 31일에는 COEX에서 ‘RFID/USN 코리아 2007 국제 전시회 및 컨퍼런스’가 진행돼 한국의 모바일 RFID 기술을 회의 참석자들에게 직접 알리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기술의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초보단계이지만 수년 내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낳을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RIFD 시장에서 국내 기관과 기업들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호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RFID는 디지털 정보가 담긴 전자태그를 무선으로 인식해 정보를 판독하는 기술로 현재 물류나 유통과정에서 쓰이는 바코드에 비해 저장할 수 있는 정보량이 훨씬 방대하고 위ㆍ변조가 어렵다. 게다가 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바코드 하나하나를 판독해주는 것에 비해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대부분의 창고에서는 바코드를 사용해 출납시 상품 하나하나를 바코드 리더기로 판독하거나 사람이 수작업을 통해 출납 여부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태그를 상품에 부착하고 출입문에 리더기를 설치하면 출입문으로 상품이 들어오고 나갈 때 자동으로 그 내역을 파악할 수 있어 물류 관리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서 효율성은 크게 늘릴 수 있다. 지난 2003년부터 RFID 시스템을 도입한 월마트는 연간 2억8,000만달러 이상의 매출 증대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류 등에서 사용되는 RFID 시스템은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은 이보다 1년 정도 격차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고도 이를 도입하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모바일 RFID는 기술개발과 도입 모두 해외 경쟁국에 비해 앞서 있고 물류 등 특정 산업 영역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분야이다. 이 때문에 산자부와 정보통신부 등 관련부처와 SK텔레콤ㆍKTF 등 통신사업자들은 모바일 RFID를 응용한 다양한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보편화시키기 위한 확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RFID는 택시 안심서비스, 상품 정보 등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이용자들은 많지 않다. 별도의 리더기를 장착해야 하는데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태그 가격이 조금 더 하락해 상품 전반에서 이용되고 리더기가 내장된 휴대폰이 보편화되면 모바일 RFID가 상품의 유통뿐 아니라 정보 유통의 핵심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 모바일 RFID 기술이 세계 표준으로 채택된다면 태그나 장비는 물론 서비스 모델의 수출도 가능하다”면서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표준화 과정부터 적극적으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