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 '부동산대책' 주가 영향은
증시로 자금 'U턴'은 미지수단기적 투자심리 개선엔 긍정적 효과건설·철강업종 주택 공급확대 수혜은행주 단기 악재, 실적 영향은 '미미'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주택공급확대와 대출규제 강화로 요약되는 ‘11ㆍ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향후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은 평가는 대체로 ‘중립적’이다. 일시적으로 투자심리를 개선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 영향은 별로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부동산을 강하게 압박하면 돈의 물꼬가 증시쪽으로 터질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신도시 건설과 공급확대 정책으로 건설업종과 철강 등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고 대출규제의 영향을 받는 은행, 저축은행 등의 경우 투자심리측면에서 단기 악재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부동산대책, 증시 호재 ‘글쎄’= 그동안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뒤 증시는 한동안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8ㆍ31일 대책과 올해 올해 3ㆍ30 대책 이후 한달간 코스피지수는 각각 10%와 15% 올랐다. 이는 부동산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되며 일부 자금이 증시로 유입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문성 한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부동산대책으로 인해 부동산자금이 일방적으로 주식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긍정적 효과는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세중 신영증권 팀장도 “부동산자금과 증시자금이 기본적으로 다른 측면이 있지만 부동산시장이 안정되면 증시 수급에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며 “연내 코스피지수는 1,450선을 돌파한 뒤 내년 1ㆍ4분기까지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 있는 만큼 호재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많다. 김 팀장도 이번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내년 초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대책의 효과에 대해 “증시의 관점에서 집값이 잡히고 투기 열풍이 차단되면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단정적으로 말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주식형 펀드에서 빠진 자금의 일부가 주택구입 등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므로 부동산시장이 진정되면 자금흐름 면에서 긍정적 효과를 예상할 수도 있지만 그 효과를 확인하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주와 건설주 희비 엇갈려= 부동산대책이 발표되자 은행업종지수는 334.26포인트로 1.26% 하락한 반면 건설업종지수는 241.58포인트로 오히려 1.64% 상승반전했다.
은행주의 경우 국민은행이 이날 7만5,300원으로 1.83% 하락한 것을 비롯해 우리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1.42%, 0.85%, 2.01% 떨어졌다. 이는 기존 투기지역의 6억원 초과 신규 아파트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로 확대되면 은행권 대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의 대출증가율 둔화 우려보다 대출금리 인상을 통한 순이자마진 하락을 방지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우리투자증권은 내년 은행의 예상실적을 기준으로 할 때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1%포인트 하락하는 경우 이자이익 감소는 0.2%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규제대상을 집값 3억원 이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해당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번 대책이 은행의 실적에 영향을 미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건설주의 경우 분양가 인하라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강한 주택공급확대 의지로 인해 기대감이 고조됐다. 현대산업개발이 5만1,000원으로 4.62% 오른 것을 비롯해 GS건설(3.08%), 대림산업(2.21%), 현대건설(0.38%) 등 주요 건설업체가 대책발표 이후 오히려 올랐다. 건자재업체 주가는 등락이 엇갈려 KCC와 쌍용양회, 일신석재 등은 1~4% 오른 반면 LG화학과 고려시멘트, 대림요업 등은 1~2%가량 하락했다. 건설업체에 철근을 공급하는 동국제강과 현대제철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창근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분양가 인하와 원가공개는 원가 압박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주택사업 영역의 규제완화와 주택공급확대를 위한 로드맵 제시 등은 건설업종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1/15 1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