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3월 18일] 등돌리는 외국인 투자

SetSectionName(); [기자의 눈/3월 18일] 등돌리는 외국인 투자 서동철 기자 (성장기업부) sdchaos@sed.co.kr

외국계 투자회사의 한 임원은 정부 모집펀드에 신청했다가 심사위원에게 황당한 얘기를 듣고 아연실색한 경험이 있다. 심사위원은 그에게 "외국계 투자회사가 운용하는 펀드에 정부 자금을 매칭시켜주면 국민의 혈세가 해외로 새나가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 탓인지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외국에서 자본을 조달해와 정부가 자금을 매칭시켜 펀드를 결성하는 사업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탈락의 쓴 맛을 봐야 했다. 그는 "외국자본 끌어들이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정부가 선정한 심사위원의 수준이 이 정도니 도대체 정부가 외자 유치에 적극적인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5일 운용사 모집을 마감한 3차 신성장동력 펀드의 흥행실적이 예전과 달리 저조한 것도 외국계 투자자들이 대거 빠졌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두 곳의 운용사를 선정하는 이번 모집의 경쟁률은 3.5대1을 기록, 지난해 1차 모집 9대1에 비해 한참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정부 측에서는 다른 펀드에 비해 별로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여섯 곳의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대거 몰렸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열기가 시들해졌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외국계 투자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정부가 신성장동력 분야의 외자유치 필요성을 강하게 주창하면서 최소한 한 곳은 외국계에서 선정될 것이라고 홍보해 투자자 모집에 참여했다"며 "하지만 결국 외국사는 한 곳도 선정되지 않아 흥행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했다고 판단해 관심을 완전히 끊었다"고 전했다. 한국은 아직까지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은 나라다. 대부분의 국내 벤처캐피털 업체들은 사장까지 직접 나서 해외에서 수차례 미팅을 갖고 외자 유치에 정성을 쏟지만 쉽게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반복된다면 외국계 투자가들에게는 투자하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이 그저 '립서비스'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외자 유치를 위한 각종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다시 한번 검토해봐야 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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