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기업 신입사원 채용 근본 변화가 필요하다

삼성그룹이 신입사원 공개채용 방식을 바꾸려는 모양이다. 최근 3년간 24만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리다 보니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응시자격을 강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찌됐든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이 공식적으로 채용방식 개선을 언급한 만큼 다른 곳도 따라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바야흐로 대기업 공채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조짐이다.


삼성의 결정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증가를 막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우리 사회에서 대기업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뚫기보다 힘들다. 이제 겨우 4년제 대학 졸업장을 얻거나 얻을 예정인 30만명 외에 취업재수생까지 포함해 매년 수십만명이 경쟁하다 보니 '삼성고시' '현대차고시'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입사준비에 들어가는 비용도 1인당 최소 30만~40만원에 달한다. 삼성의 경우 하반기에만 10만명 이상이 지원했으니 300억원 이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셈이다. 인력자원 낭비요, 사회적 비용의 불필요한 증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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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바꾸기로 했다면 시험방식에만 변화를 국한시킬 게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변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현재 상반기와 하반기에 몰아치기식으로 신입사원을 뽑는 공채 비율을 줄이고 수시채용 비율을 높이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때 필요한 인력을 뽑을 수 있어 이익이고 구직자들도 수시로 일자리 기회를 접할 수 있으니 나쁠 게 없다.

거의 모든 대기업에서 시행 중인 직무적성시험 비율을 축소하는 방안도 고려해봄 직하다. 시험은 지원자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알려주기는 하나 숨겨진 재능까지 발견하지는 못한다. 개개인에 대한 특성파악에 역점을 둔 입사 프로그램을 개발해 인적자원의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이유다. 혁신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시기다. 대기업도 이제 틀에 박힌 공채제도를 벗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인재발굴 체계를 갖추는 데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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