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불안 등 국내요인에다 중국 위안화평가절하 가능성을 포함한 해외악재까지 불거져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특히 해외에서 들려온 소식은 가뜩이나 움츠러든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했다. 해외 악재요인들이 언제까지 얼마만큼 주가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해외악재가 최근 주가를 끌어내린 주요인중 하나이지만 그보다는 수급악화 우려와 지난해 10월이후 상승에 따른 경계심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폭락 경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그린스펀 의장의 미국증시 폭락 가능성 발언은 단발악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게 증권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린스펀의 경고는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경제에 미리 위험신호를 보내 경기연착륙을 유도하겠다는 포석이 깔린 대내적인 발언에 불과한데 국내 투자자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것이다.
사실 그린스펀의 경고에도 뉴욕증시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그의 발언 속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차리고 차분하게 대응한 셈이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의미를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은채 본능적으로 큰 악재라고 단정해 버렸다.
무엇보다 미국증시 버블에 대한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초부터 꾸준히 흘러나온 말로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을 시기에 다시 부각돼 파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윤삼위(尹三位) LG증권 투자전략팀 조사역은 『엔달러환율이 다소 등락을 보이겠지만 국내 증시에는 작은 흠집을 내는 정도의 영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미국증시 폭락 경고보다 국내 투자자들의 신경을 더욱 건드리는 것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중국 위안화가 5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곤두박질하는 등 실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불안이 최근처럼 지속되면 평가절하가 현실화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도 불쑥 튀어나온 말은 아니다. 아시아 전체가 금융혼란에 휩싸였던 지난해에는 보다 급박하게 전개됐던 적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그때와는 사정이 달라보인다. 대형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도산하고 위안화가 연일 하락하는 등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한 실제 경고음이 울리는 중이다.
송동근(宋東根) ABN암로증권 서울지점 이사는 『중국도 부담이 큰 만큼 위안화 평가절하가 단행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평가절하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금융시장이 안정되는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므로 국내증시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많다』고 말했다.
◇브라질 및 러시아 금융위기 재발 브라질 금융위기는 일단 한발짝 비켜갔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브라질 정부가 수습에 적극 나서는데다 미국 등 선진국들도 적극 진화에 나서 확산조짐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 금융혼란 재발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인 만큼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내 증시에 커다란 악재요인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임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