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 ‘오너경영 옹호론’ 제기

재벌의 소수지분을 통한 계열사 장악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에서 `오너경영 옹호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주식소유구조의 국별 실태 및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오너가 경영에 참여하거나 보유주식보다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평가하거나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대한상의는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국제논문(마라 파치오, Journal of Financial Economics, 2002년)들을 제시하며 유럽 13개국 주요기업들의 경우 소유경영 분산형 기업의 비중 (36.9%)보다 소유ㆍ경영 집중형 기업의 비중이 44.3%로 더 높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하버드대학의 라파엘 폴타 교수가 선진 27개국의 국별 시가총액 20대 기업의 지배구조를 분석한 결과를 인용, 선진국도 소유ㆍ경영 분산형보다 소유ㆍ경영 집중형 기업 지배구조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상의는 “폴타교수의 연구결과 선진국들은 소유경영 분산형 기업이 36.5%에 불과했다”며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볼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또한 소유ㆍ경영의 분산여부가 기업의 경영성과에 미치는 영향도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포천 500대 기업을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미국 등 소유분산형 국가들의 경영실적이 핀란드 등 소유집중형 국가 기업들 보다 결코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상의측의 설명이다. 상의는 “분식회계의 대명사격인 엔론사의 경우 전문경영인 체제였고, 사외이사의 수가 전체 이사의 80%였다”면서 “소유ㆍ경영의 분리를 절대선으로 추구하기보다는 기업지배구조의 핵심인 경영자의 능력과 도덕의식을 중심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계열사의 우호주주 역할과 관련, 상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11%의 지분으로 ▲퀄컴의 제이콥스 회장이 3.2% 지분으로 각각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스웨덴 왈렌버그 가문은 5대째 경영권을 승계하며 지주회사의 2.7% 지분으로 에릭슨에 대해 22%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삼성ㆍLGㆍSKㆍ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 총수 일가는 계열사 지분 평균 8.7%로 계열사 및 임원 지분 등을 활용해 35.03%의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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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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