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외여건 악화… 갈수록 ‘암울’/한은 경제전망 수정 의미

◎환율·원자재 등 예상보다 비관적/정부 정책수단 없어 ‘속수무책’한국은행이 4일 내놓은 올해 우리경제에 대한 수정전망치는 앞으로의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예고할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가 대외여건변화에 얼마나 나약한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김영대 한은조사담당이사는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에 대한 전망을 할 당시와 지금과는 대내외여건이 크게 변했다』며 『특히 지난해 11월의 경제전망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인 근거로 했던 엔·달러화 환율과 유가, 그리고 반도체가격 예측치가 크게 빗나갔다』고 수정전망의 경위를 설명했다. 다시 말해 국제환율과 원자재 및 상품가격의 변화로 대폭적인 수정전망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당시 올해 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10엔내외, 국제유가는 배럴당 17.9달러, 반도체(16메가D램)가격은 개당 8달러가 될 것이라는 전제로 성장률 6.4%, 경상수지 적자 1백80억달러, 물가상승률 4.7%라는 경제전망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에 성장률이 더욱 둔화되고 경상수지 적자폭은 예상보다 확대될 것으로 수정전망 한 것은 반도체가격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있지만 엔화환율이 달러화에 대해 예상밖의 절하추세를 보여 올들어 달러당 1백20엔대를 크게 상회하고 있고 국제유가도 당초 예상보다 하락폭이 작은 배럴당 20달러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은은 이번 수정전망의 전제조건으로 엔화환율이 달러화에 대해 연중 1백20엔선, 국제유가는 배럴당 19.3달러, 그리고 반도체 가격은 10달러선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기초로 했다고 밝혔다. 경제전망이 이처럼 춤을 추는 것은 한마디로 환율 등 대외경제변수들의 조그만 움직임이 국내 거시경제지표에 주는 영향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한은이 최근의 대외 변수들을 토대로 당초보다 비관적인 경제전망을 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 암울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극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즉 최근 국제적인 외환전문기관들은 올 하반기에 엔화의 대미달러화 환율이 1백30엔선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고 국제유가는 산유국들에 있어서 돌발적인 사건 사고에 따라 급등할 개연성이 얼마든지 있다. 반도체가격의 상승도 무작정 낙관하기 힘든 상황임을 감안할 때 경우에 따라서는 이번 수정전망치조차도 오히려 상당히 낙관적인 예상일 수도 있다. 지나치게 대외의존적인 경제구조상 대외여건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외에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여지가 별로 없다는데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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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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