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대 자동차 업체인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했다.
크라이슬러가 채권단과의 채무구조조정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크라이슬러가 자구 노력을 펼치는 대신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된 것은 일부 채권자들의 반발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28일 채권의 약 70%를 갖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4개 대형 채권단과 채무 구조조정 방안에 합의했으나 헤지펀드 등 나머지 채권단이 끝내 이런 내용을 거부함에 따라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같이 보도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현지시간) 크라이슬러 파산신청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크라이슬러가 법정관리를 받는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더 강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크라이슬러가 철저한 구조조정을 펼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피아트와의 제휴를 성사시키겠다는 계산이다.
피아트는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 후 신설되는 법인의 지분 20%만 갖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초 알려졌던 지분율(35%)보다는 낮아진 것이다. 이에 따라 크라이슬러의 지분 55%는 노조(UAW)가 보유하고 20%는 피아트, 나머지 25%는 정부가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는 여전히 크라이슬러와의 제휴에 적극적인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15일 인터뷰를 통해 “크라이슬러가 원한다면 크라이슬러 경영에 참여할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크라이슬러가 결국 파산신청함에 따라 제너럴모터스(GM) 등 나머지 대형 자동차기업들의 생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GM 역시 파산보호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크라이슬러에 이어 GM까지 파산할 경우 현재 8.5% 수준인 미국의 실업률은 10%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경기침체를 가중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