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항공기용 레이저 무기 시대 온다

시속 480km로 날며 8km거리 지상목표물 정밀타격…C-130 전술 수송기에高에너지 레이저건 장착…전차등수초내 파괴…민간인 피해 최소화 장점美공군올시범운용 거쳐 5년내 실전배치 추진

레이저 무기는 이제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의 소재가 아닌 미래 전쟁의 핵심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ATL은 시속 480㎞로 날면서 8㎞ 내에 있는 지상 목표물을 수초 내에 파괴할 수 있다

레이저 무기는 이제 더 이상 영화 ‘스타워즈’에나 등장하는 상상의 산물이 아니다. 미국은 지난 1980년대 입안한 스타워즈 계획의 일환으로 미사일을 요격하는 공중레이저(ABL) 개발에 나선 상태며 최근에는 적의 전차 등 지상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항공기용 차세대 전술레이저(ATL)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C-130 전술 수송기에 탑재돼 올해 중 시범운용을 앞두고 있는 ATL은 시속 480㎞로 비행하면서 8㎞ 내의 목표물을 수초 내에 파괴할 수 있다. ■ 차세대 군사무기, 레이저 레이저 무기하면 흔히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한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가 떠오르겠지만 사실 군용 무기로서 레이저만큼 효용성이 높은 것도 드물다. 일단 레이저는 직진성이 우수해 총이나 포탄을 쏠 때처럼 포물선 탄도를 계산할 필요가 전혀 없다. 또한 발사 후 빛의 속도인 초속 30만㎞로 날아가기 때문에 조준만 제대로 한다면 그 어떤 목표물도 공격을 피할 수 없다. 특히 레이저는 정확도가 뛰어나고 파괴 범위가 작다. 이 때문에 넓은 지역을 초토화시키는 폭탄이나 미사일에 비해 2차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민간인 거주지역 한가운데 위치한 적 전차를 무고한 인명피해 없이 정확히 제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레이저는 또한 공격에 따른 소음이 없는데다 비가시성 레이저의 경우 눈에 보이지 않아 은밀한 기습공격이 가능하다. 미국을 비롯한 군사 강대국들이 차세대 공격 및 방어무기로서 레이저 무기의 개발에 오랜 시간 매진해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와 관련, 최근 가시적 성과가 도출된 레이저 무기가 하나 있다. 올해 중 시험운용을 앞두고 있는 미국의 항공기용 차세대 전술레이저(ATLㆍAdvanced Tactical Laser)가 바로 그 주인공. 물론 ATL에 앞서 미사일 요격용 레이저 무기인 공중레이저(ABLㆍAirBorne Laser)가 선보이기는 했지만 개발비 초과 문제 등으로 시험운용 및 실전배치가 지연되고 있다. ATL의 기본 개념은 전술 수송기 내에 고(高)에너지 레이저건을 설치ㆍ운용한다는 것. 플랫폼을 전술 수송기로 정한 것은 특유의 고속력으로 높은 기동성을 얻을 수 있으며 아직은 덩치가 클 수밖에 없는 레이저 장치들을 무리 없이 수납할 정도의 사이즈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 ATL의 성능과 작동원리 ATL은 우리 공군에서도 다수 운용하고 있는 C-130 전술 수송기에 장착된다. 중량 18톤에 ㎿급 출력을 지닌 이 레이저 무기의 유효사거리는 8㎞다. 8㎞ 내에 표적이 들어오면 포수가 기체 아래에 위치한 회전식 비디오카메라를 통해 표적을 조준하게 된다. 이후에는 해당 표적이 움직여도 컴퓨터가 알아서 계속 추적하며 정조준 상태를 유지한다. 이때 다른 승무원은 각 표적에 따라 레이저의 출력을 조정한다. 견고한 표적일수록 출력을 높이는 식이다. 이렇게 모든 준비가 완료되면 발사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나머지는 컴퓨터가 알아서 모든 과정을 수행해준다. ATL에 쓰이는 레이저는 산소와 요오드의 화학반응에 의해 레이저를 발진시키는 ‘화학 산소-요오드 레이저(COIL)’다. 염소(Cl)가스와 과산화수소를 혼합하면 몇 분의 1초 사이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강력한 에너지를 내재한 산소 분자(O2)가 만들어지는데 압축질소를 이용해 이 산소 분자를 요오드 기체 속으로 밀어넣으면 산소의 에너지가 요오드 분자로 전이되면서 강력한 빛이 형성되는 것. 광학공명기는 이 빛을 여러 반사경에 반사시켜 더 많은 요오드 분자가 광자를 내놓게 함으로서 빔의 강도를 높인다. 이후 충분히 증폭된 레이저 빔은 밀봉된 파이프를 거쳐 광학대(optical bench)라고 불리는 방 안으로 들어간다. 여기서 기계적으로 제어되는 반사경이 전술 수송기의 움직임과 진동ㆍ대기조건 등의 환경에 맞춰 빔을 안정화시키며 센서들은 빔의 품질을 강화하고 강도를 유지한다. 실질적인 발사가 이뤄지는 회전식 포탑에는 망원경의 구조를 역순으로 배치한 것 같은 빔 확장기가 장착돼 있다. 이 장치는 빔의 폭을 50㎝로 늘린 뒤 발사할 때 한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한다. 이때 레이저포의 컴퓨터는 표적까지의 거리를 산출, 빔을 조절해 원하는 지점에 초점이 모이게 한다. 레이저가 목표에 명중하면 수천도의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단 몇 초만 타격해도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표적이 가연성 물질이면 타버리고 금속이면 녹아 구멍이 뚫리게 된다. 포탄까지 튕겨내는 중무장 전차일지라도 레이저의 공격에는 살아남기 어렵다. ■ 실험비행 일정과 운용계획 미 공군과 특수전사령부는 2002년부터 보잉사 계열의 로켓다인사와 계약을 맺고 ATL을 개발해왔다. 실험비행을 위해 2006년 1월 미 공군 제46 실험비행단에 실험 플랫폼으로 쓸 C-130 전술 수송기가 공급됐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이 C-130에 레이저 유닛의 장착과 시스템 통합이 이뤄진 상태다. 이에 따라 미 공군은 올해 중 시속 480㎞로 비행하며 8㎞ 내의 전차를 공격하는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전술 수송기의 고도는 지상 3㎞다. 이 실험비행에 성공할 경우 C-130에 더해 MV-22 오스프리와 같은 틸트로터 항공기에도 레이저 무기를 장착해 실험비행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최종 목표는 5초간의 사격으로 표적을 완파하는 것인데 일단 ATL의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 무게를 5~7톤으로 줄이고 유효사거리를 20㎞까지 늘리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번 실험비행에서 미 공군이 요구하는 모든 테스트를 통과하게 되면 5년 내 실전배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군사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에 의해 레이저 장치의 소형화가 이뤄질 경우 F-35 JSF와 같은 전투기에는 물론 트럭ㆍ장갑차ㆍ전차 등에도 레이저 무기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레이저 무기라고 해서 만능은 아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공중에서 지상의 목표를 공격할 경우 가급적 구름 아래 고도에서 사격해야 한다. 구름층이 레이저의 위력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표면의 기상상태도 레이저의 위력과 사거리를 좌우하는 주된 요소가 된다. 페르시아만 같은 지역에서는 지표 근처의 모래폭풍과 습한 기후가 레이저의 사거리를 크게 반감시킬 수 있다. 반대로 한국의 겨울처럼 맑고 화창한 날씨에서는 30㎞ 이상 떨어진 목표도 맞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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