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한·EU FTA 연내 발효 어렵다"

플랜A 물리적으로 힘들어. 설득작업에 나설 것 <br>미국도 11월까지 실무협의 마무리 짓기에 현실적인 제약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잠정발효가 어려울 전망이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EU 이사회에서 이탈리아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해 당초 계획했던 일정보다 한ㆍEU FTA 공식 서명이 늦어지고 있어 연내 발효는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1시간 가까이 진행된 브리핑 내내 웃는 모습을 보였지만 답변과 표정에서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김 본부장이 갖고 있던 ‘플랜A’는 연내 발효(늦어도 내년 1월1일 발효). 그는 “EU 집행위도 이에 동의했으나 아직까지 승인을 내리지 못함에 따라 플랜A가 실행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게 됐다”면서 “‘플랜B’를 갖고 있으나 협상 파트너도 있어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1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한ㆍEU FTA대비 국내 대책’을 발표할 정도로 긍정적인 상황에서 급 반전된 것에 대해서는 “불과 2~3주 전만해도 EU집행위에서는 이탈리아가 어려움이 있더라도 다른 26개국이 좋다고 하면 동참할 것이라는 판단을 우리에게 전해왔지만 정치상황이라는 것에 대해 통상적인 예지력을 갖고 전망하기에 한계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한ㆍEU FTA가 극적으로 연내 발효될 가능성도 아직은 남아있다. EU 외무장관 회의를 주최한 스테픈 파나케레 벨기에 외무장관이 밝힌 대로 다음달 6일 이내로 서명이 이뤄지고 의회 비준 절차에 속도를 낸다면 당초 양측이 원했던 연내 잠정발효가 가능하다. 김 본부장은 “오는 16일 열릴 예정인 EU 정상회의에서도 한ㆍEU FTA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며 “EU 집행위 의장국인 벨기에측이 EU정상회의에서 정치적 합의를 도출하고 필요한 조치를 이달 중에 마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는 입장을 알려왔다”고 전했다. 16일 EU가 정치적 합의를 이끌게 되면 EU 이사회 승인, 정식서명, 양측 의회 비준 등의 절차를 거쳐 한ㆍEU FTA가 잠정발효된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에 대해서도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 7월 29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전화통화한 뒤 진척이 없었다”면서 “양측이 11월까지 실무협의를 마쳐야 한다는 당위성은 있지만 미국 중간선거 등을 감안하면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USTR 실무자들이 미 의회와 계속해서 협의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며, 우리는 협의를 재촉하기보다 미국측이 준비되면 협의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한중 FTA와 관련, “본 협상에 앞서 오는 28~29일 민감분야를 어떻게 다룰지 정부간 사전협의를 시작한다”면서 “중국측에서 민감분야 협상 기간으로 6개월 내지 1년 정도를 얘기하고 있는데 그 정도 기간이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민감분야 협의과정에 본 협상 일정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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