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진단과 제언] '지구의 날'과 청정에너지

뉴 밀레니엄 첫해에 서른번째 맞이하는「지구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베트남에서 미국까지 전 지구촌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고 있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이제는 청정에너지로(CLEAN ENERGY, NOW!)』로서 지구온난화 현상에 의해 지표권의 대기는 물론 바다 깊은 곳에 있는 심해수의 온도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환경위기의 시대를 맞이해 매우 시의적절하게 선정된 주제이다.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이산화탄소, 질소, 황산화물 등의 유해오염물질이 발생해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거나 토양과 호소의 산성화 혹은 부영양화를 촉발해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85,000여 개의 호수로 가득찬 스웨덴의 경우 산성화 피해로 인해 이미 4,000개가 넘는 호수에서 물고기가 사라져 버렸다. 특히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 현상의 주범으로서 기후이상을 초래해 전지구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 1988년 기준으로 연간 61억 탄소톤의 이산화탄소가 화석연료를 사용함으로써 배출되었는데 이는 인위적인 활동에 의한 배출량의 약 70%에 이르는 값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에너지 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체의 80%를 상회하고 있으며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에 86억6,300만 TOE에 달했던 전세계 에너지 사용량은 연평균 약 1.9%씩 성장을 지속해 1996년에는 94억6,100만 TOE 그리고 2005년에는 114억4,800만 TOE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염물질의 배출량도 함께 증가해 지구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UNEP(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이런 추세로 진행될 경우 금세기 중반에 지구의 평균 기온은 3.5℃까지 높아질 수 있으며 해수면 상승이 뒤따라 남태평양 군도들은 80%이상 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고 한다. 삶의 풍요와 함게 우리의 환경을 파괴하는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대체에너지 개발 프로젝트 중의 하나가 바로 바람이나 태양이 제공하는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청정에너지」의 개발이다. 이들 자원은 자연으로부터 무한정 공급되므로 가격이 상승할 염려도 없고 사용하여도 자연환경에 유해한 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문자 그대로의 청정에너지이다. 경제성과 에너지 변환 효율이 낮아 「청정에너지」의 보급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초창기에 산간오지 아니면 육지에서 멀리 떨러진 섬이나 일부 가정용으로만 사용되었던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 등은 이제 실용화단계를 넘어서 보급단계에 들어섰다. 이를 반증해 태양광발전 설비의 세계시장 규모는 1993년에 8억 달러였으나 1995년에는 12억 달러, 1997년에 15억 달러 그리고 작년에는 18억 달러에 달했다. 앞으로 카드뮴텔루라이드(CDTE)나 구리인듐셀레나이드(CUINSE)등의 반도체를 이용한 박막태양전지가 개발될 경우 수요는 계속 늘어나 2010년에는 7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풍력 발전 설비의 경우에는 풍차날개의 성능개선과 신소재 적용에 따라 효율이 높아지고 제어기술이 발전하여 1980년에는 KWH당 발전비용이 40 센트를 넘었으나 현재는 5~10 센트 정도로 떨어져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1993년에 8억 달러에 불과하였던 풍력발전 설비의 세계시장 규모는 1995년에 15억 달러, 1997년에 20억 달러, 1999년에 26억 달러로 연평균 20%가 넘는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향후 폭발적인 성장을 통해 2005년에는 18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작년에 투자된 태양광발전 등 대체에너지 개발비가 100억 원에 그쳐 주요 선진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구나 청정에너지 보급을 위한 지원체제도 미약해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상용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곧 기술개발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관련 기술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청정에너지 도입에 해한 보조금 지원을 상향조정하고 각종 세제 혜택을 늘리며 홍보를 강화해 국내에 청정에너지 시장기반을 마련하여 민간에서 연구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리고 청정에너지 기술개발을 위한 지원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동시에 기존에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에 있는 대체에너지 기술들을 정밀 평가해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기술에 대해서는 투자 인센티브를 더 주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이렇게 청정에너지 기술개발 및 보급에 정부와 민간이 함께 적극 나선다면 환경의 보전은 물론 거세게 불어닥칠 기후변화협약이라는 거대한 파고를 용이하게 피할 수 있는 환경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게 될 것이다. 더불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세계 청정에너지 설치시장에 진출해 국부를 키우는 효과도 거둘수 있다. 서른번째 맞이하는 「지구의 날」을 기념해 지구환경의 보전과 신산업발전이라는 상생(相生)의 길을 열어 줄 「청정에너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실천에 옮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기준학 (奇俊學) 현대환경연구소 연구위원 입력시간 2000/04/23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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