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성과급의 계절이다.
삼성ㆍLGㆍ현대차 등 대기업들은 특별상여금ㆍPS(초과이익분배금) 등으로 월급여의 100~500%를 연말에 지급했거나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의 경우 내년초 지급예정인 PI(생산성 장려금)나 PS외에 최근 직원들에게 평균 기본급의 300% 수준의 특별상여금을 지급해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의 직원들에 대한 보상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회사의 반도체 및 핸드폰 사업부서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지급받을 PS 규모는 최고 연봉의 500%에 이른다.
연간 4,000만원을 받는 과장급의 경우 약 2,000만원, 6,000만원을 받는 부장급의 경우는 약 3,000만원정도를 한번에 쥐게 된다.
삼성 주변의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벌써 이런 정보를 입수하고 '무담보 대출 4,000만원'등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삼성 직원들을 끌어 들이기 위한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뿐 아니라 전자, 자동차, 통신 등 소위 '잘 나가는'업종의 직장인들도 풍성한 수혜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업들이 다 '축제'분위기는 아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나 섬유ㆍ정유ㆍ철강 등 소위 '굴뚝기업'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은 연말 성과급이 '먼나라 이야기' 일 수 밖에 없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화의 등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의 고충은 이보다 훨씬 크다.
한 워크아웃 회사 관계자는 "성과급은 고사하고 월급이나 제대로 나왔으면 좋겠다"며 "월급도 4~5년전부터 한번도 올라간 적이 없어 가족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내년에도 경기가 올해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연말 성과급을 놓고 쌍곡선을 그리는 직장인들의 '세밑 풍속도'는 내년에도 재현될 것이다.
더군다나 산업ㆍ업종별로 체감경기 차이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회사를 잘못 선택한 죄(?)로 상당수의 직장인들은 또다시 이래저래 우울한 세밑을 맞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추운 바깥 날씨 마냥 마음도 추워지는 계절이다.
강동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