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무디스, 국내은행 재무건전도 등급 '뚝'

국민·우리·신한·하나등 '부정적'으로 하향<br>외화자금 조달·해외채권 발행 더 어려워질듯

국제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의 재무건전도등급(BSFR)도 일제히 떨어졌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1일 국민은행 및 우리은행ㆍ신한은행ㆍ하나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에 대한 BSFR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베아트리스 우 무디스 연구위원은 "등급 전망 변경은 글로벌 신용위기와 부진한 한국 내수경기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은행들의 신용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의 등급 범위에서는 추가적인 압력을 감당해낼 수 있는 완충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며 "결과적으로 은행들의 재무적인 펀더멘털에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의 국내 은행에 대한 등급조정에 대해 국내 금융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대출 및 가계대출 연체에 따른 영향보다는 외화유동성 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에 대한 등급변경은 글로벌 금융회사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움직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며 "중기대출ㆍ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재무건전성은 해외 은행들에 비해 오히려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금융회사들의 파산ㆍ매각이라는 큰 틀 속에서 국내 은행들의 BSFR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본다"며 "국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 등급변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은행에 대한 무디스의 등급 하향 조정으로 시중은행들의 외화자금 조달 및 해외채권 발행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에 대한 등급 하향 조정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그만큼 국내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경고신호라고 할 수 있다"며 "가뜩이나 해외자금 조달이 힘든 상황에서 무디스의 조치로 국내 은행들의 해외차입 금리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무디스가 국내 4대 은행의 회사채 및 예금에 대한 등급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안정적' 전망을 유지했지만 재무건전성 지표에 경고신호를 보낸 만큼 해외자금조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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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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