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상반기 재정을 60%까지 조기 집행하며 경기를 끌어올리겠다고 밝혔지만 막상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상반기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또 올해 전체 투자 및 고용 규모도 전년에 비해 크게 늘릴 생각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는 셈이다.
16일 삼성경제연구소가 국내 500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12년 1ㆍ4분기 투자와 고용에 관한 기업조사'를 진행한 결과 조사 대상 기업의 73.6%가 올해 전체 투자계획 중 상반기 투자 비중이 50%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기업들이 상반기 투자를 주저하는 것은 유럽 재정위기, 이란 사태, 국내 소비시장 둔화 등 투자 여건의 불확실성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투자확대 요인이 아직 미약하고 기업의 투자계획에 대한 실제 집행도 향후 경기 흐름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확대하겠다는 기업도 32.0%에 불과했다. 투자 축소를 계획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011년 3ㆍ4분기 조사 때의 15.6%보다 2.0%포인트 많은 17.6%를 기록했다.
투자의 주목적이 기존 설비 확대라고 응답한 기업의 비중은 36.6%로 나타났고 노후시설 개선과 유지 및 보수가 33.2%, 신규 사업 진출은 24.4%로 조사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의 경우 신규 사업 진출(25.9%)이나 기존 설비 확대(39.0%)의 비중이 높았지만 중소기업은 노후시설 개선과 유지 및 보수에 관련한 투자에 주력할 것이라는 응답이 38.4%에 달했다.
기업의 투자자금 주요 조달 경로는 내부자금이 67.4%로 가장 많았고 은행 및 제2금융권 대출(20.8%), 주식 및 회사채 발행(4.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채용시장 전망도 어두운 편이다. 올해 고용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20.0%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ㆍ4분기 16.4%를 기록한 것에 비해 소폭 상승세를 보이지만 고용축소를 계획 중인 기업도 전 분기 9.8%보다 상승한 14.6%를 기록해 전반적으로 올해 채용 확대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