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EU 철강분쟁 '막판 기싸움'

철강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유럽이 본격적인 무역전쟁에 앞서 마지막 기(氣)싸움에 나섰다.미국의 철강 세이프 가드에 반발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은 지난 31일 예정 대로 이달 18일 대서양 건너편을 향한 대포에 폭탄을 장착할 것이라면서 미국산(産) 섬유 등에 대한 무역보복 방침에 변화가 없음을 밝혔다. EU는 이와 함께 "미국이 우리의 요구조건을 받아들인 다는 자세를 보일 경우 협상을 위해 본격적인 무역보복은 몇일 연기할 수도 있다"고 밝혀 명분이 약한 미국에 대한 압박과 함께 무역보복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절차도 밟았다. 그러나 미국은 EU가 WTO의 규정에 위배되는 이 같은 조치를 실시할 경우 맞대응하겠다고 이날 즉각 응사했으며, 이번 조치를 WTO에 정식 제소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양측중 한쪽이 획기적인 타협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무역전쟁을 가라앉히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EU는 지난 3월 미국이 실시한 철강 세이프가드를 없던 것으로 하거나 다른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 철강 수출감소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 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는 두 가지 모두 자신의 통상정책이 잘못됐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자세다. 미국은 이에 따라 자신의 조치가 WTO가 인정한 자국산업 보호를 위한 세이프 가드 조항과 합치된다고 말하고 있다. 또 만약 EU가 불만이 있다면 WTO의 분쟁해결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EU는 미국의 조치가 WTO의 조항에 위배되며, WTO의 분쟁해결 절차는 최소 2년이 걸리는 만큼 이보다는 무역보복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EU는 이번 싸움을 승리로 이끌어 안아무인 격인 미국의 통상 정책을 변화시키겠다는 자세다. 미국은 그 동안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슈퍼301조 등 자의적인 통상정책으로 무역 상대국들로부터 비난의 소리를 들어왔다. 미국은 전세계가 지켜보는 이번 싸움에서 꼬리를 내릴 경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아직 WTO 제소 등 미국의 세이프가드 발동에 대한 공식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은 일본ㆍ한국 등은 이번 싸움의 방향에 따라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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