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세계 언론의 관심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쏠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회 마지막 날인 18일 코펜하겐에 도착, 가장 늦게 온 정상이었지만 난항을 겪고 있는 총회의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코펜하겐에 도착하자마자 각국 정상과 연쇄 접촉을 가졌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오바마의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은 개도국과 선진국을 가리지 않았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19개국 정상과 1대1 접촉을 갖고 협상 타결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ㆍ독일 정상은 물론 개도국인 에티오피아ㆍ방글라데시ㆍ콜롬비아 정상과도 만났다. 물론 협상 타결의 주요국인 중국과 러시아 정상과도 비공개로 만나 극적 합의 도출을 시도했다.
가장 중요한 상대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 오바마 대통령과 원자바오 총리의 면담은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두 정상은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 제시와 이행 여부의 투명한 감시, 저개발국 재정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의 한 고위관리는 "두 정상이 담판을 통해 협상 타결을 위한 핵심 사안에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100여명의 정상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을 통해 "행동이 토론보다 낫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각국의 동참을 간곡하게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코펜하겐에서 어떤 결말을 얻든지 관계없이 미국은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 2005년 수준보다 17% 감축하는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며 결연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특히 이번에 합의에 실패할 경우 이미 장기전에 돌입한 온실가스 감축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합의 가능한 원칙도 소개했다. 선진국과 경제성장 속도가 빠른 개도국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한 뒤 이를 이행하는지를 감시하는 한편 저개발국과 가난한 나라에 대해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고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