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막판 입찰 참여… 한전부지 활용방안은

전자계열사 집결된 최첨단 신사옥에 무게<br>COEX와 연계 대형 컨벤션 중심 복합 상업단지 조성 가능성도


한국전력부지 인수 목적을 뚜렷하게 세운 현대차와 달리 삼성은 시종일관 침묵을 지킨 만큼 삼성이 새 땅의 주인으로 확정될 경우 활용방안을 두고 여러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전자계열사 중심의 신사옥과 복합 상업지구로 쓸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COEX와 연계해 대형 컨벤션 중심지로 조성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런 청사진 뒤에는 수조원짜리 대형사업이라는 가격 부담과 구체적인 목표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룹 내부에서는 '승자의 저주'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한전부지를 따낼 경우 서초동 삼성타운을 능가하는 초고층 빌딩을 세워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삼성전기 같은 전자계열사를 입주시키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점쳐진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전자계열이든 금융계열이든 사무실이 부족한 계열사가 주로 입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금융계열사가 이미 서울 중구 일대에 자리 잡은 점을 고려하면 전자계열사를 모으는 데 무게를 둔 셈이다. 또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인력을 대폭 늘리는 상황인 만큼 전자계열사가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여기에 정보기술(IT) 전시장과 컨벤션 등을 더해 부지를 복합 상업단지로 탈바꿈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삼성물산은 지난 2009년 초 당시 포스코건설과 함께 한전부지와 한국감정원·서울의료원 부지를 묶어 코엑스몰의 7.5배에 달하는 초대형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다 접은 바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한전부지에 관심이 큰 만큼 그가 이끄는 면세점이나 각종 쇼핑공간도 들어설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의 3세 경영이 본격화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끄는 전자·금융 부문, 이부진 사장의 호텔·건설 부문,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의 패션·광고 부문 등으로 계열이 분리될 경우에도 한전부지는 활용도가 높아진다. 강북과 강남에 이어 삼성동이 새로운 거점이 되면서 계열별로 '헤쳐 모여'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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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이 지역을 기업회의와 국제회의 전시회 등 마이스(MICE) 산업의 메카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COEX와 연계한 대형 컨벤션 시설이 조성될 수도 있다.

한전부지 활용을 둘러싼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달리 보면 구체적인 활용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부지 인수가 되레 '독(毒)'이 되는 것은 아니냐 우려도 나온다.

실제 입찰에 참여한 삼성의 일부 계열사들은 △가격 부담 △구체적 계획·수익모델 부재 △금융비용 등을 이유로 들며 부정적인 뜻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입찰을 위한 여러 조건이 좋지 않아 차라리 유찰돼 가격이 더 내려가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룹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가 최근 스마트폰 부진과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기존 사업이 아닌 프로젝트 투자에 계열사 자금을 동원하는 데 대한 부담도 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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