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파트값 주춤… 어디로 가나­전문가 진단

▷최근 값추이◁연초 천정부지로 치솟던 분당·일산신도시등의 집값이 이달들어 안정세를 찾았다. 집값 오르는 것을 대책없이 바라만 보고 있던 서민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하지만 내집마련을 고려하던 서민들은 앞으로의 시장판단이 더욱 어려워졌다. 집값이 안정된 것인지, 아니면 더 큰 폭의 상승이 기다리고 있는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집값 추이를 점검해 보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기로 한다. 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서울 목동과 분당·일산신도시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매물이 자취를 감췄고 그나마 매물이 나오면 매입자가 대거 몰리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에스컬레이트 현상이 빚어졌다.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팔려나갔고 김포를 비롯한 일부 수도권의 아파트는 고액의 프리미엄이 붙기까지 했다. 좀처럼 팔리지 않던 지방의 미분양아파트도 올들어 많이 소화됐다. 그러나 2월 들면서 이같은 아파트값 오름세는 한풀 꺾인 모습이다. 예년같으면 오름세를 보일 이사철인데도 아파트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분당·일산신도시의 일부 아파트는 값이 다시 내려가고 있다. 대신 전세값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전세값이 먼저 오른 뒤 아파트값이 상승한 것을 보면 이번에도 전세값이 오르고 나면 다시 매매값이 오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상승전망/신규공급 절대부족… 곧 2차반등/건축비 등 원가오름세도 압력요인 김태호 부동산랜드사장=지금처럼 수도권의 신규주택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하에서는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집값상승은 예견된 일이다. 분당·일산 등 신도시 지역 아파트값이 일부 떨어지고 있다고 해서 집값이 안정됐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아직도 서울지역 아파트들은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하락세로 보기 어렵다. 더욱이 최소한 이사철이 끝나는 4∼5월까지는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지역적으로는 연초 집값이 오른 분당·일산·목동 인근 지역들의 가격 상승가능성이 높다. 입지여건이 비슷한 상황에서 가격차가 벌어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병천 현대산업개발주택영업이사=아파트값이 오른 것은 수도권만이 아니다. 지방에서도 전반적인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 미분양마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을 보면 일반 수요자의 불안 심리가 팽배한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신규 분양아파트값은 기존 아파트보다 더 비싸다. 땅값은 물론 건축비와 인건비등 원가가 계속 오르는 상태에서 아파트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2월들어 아파트값이 진정된 것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정부의 투기단속 때문이다. 이 시기만 지나면 아파트값은 앞으로 2차 상승을 시작할 것이다. ◎하락전망/거품빠지기 시작 내림세 지속될 듯/「실명제」영향 가수요기대도 어려워 이춘희 건교부주택정책과장=최근의 집값 안정세는 거품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당연한 결과다. 주택수급측면을 볼 때 오를 이유가 전혀 없다. 공급쪽을 보더라도 매년 40만호의 주택이 필요한 반면 연간 60만호의 주택이 건설돼 20만호씩 남는 셈이다. 지난해 말에 집값이 오른 이유는 신도시내 도시기반시설의 완비, 지하철 개통, 저밀도아파트 재건축허용등이 변수로 작용했다. 정부는 올해 수도권에만 27만호의 주택건설을 계획하고 있으며 대형택지를 계속 공급할 예정이어서 단기적인 과잉수요를 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국지적으로 올랐던 아파트값은 다시 원위치를 회복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도 아파트값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다. 이동성 주택산업연구원부원장=신도시 지역 아파트값이 최근 떨어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최근 몇개월간의 급등에서 거품이 빠지는 현상으로 봐야 한다. 생활여건 개선등으로 신도시 집값이 상승할 여지는 있었지만 최근의 오름세는 투기에 가까운 것이었다. 특히 연초의 집값 폭등은 자연스러운 거래속에서 올랐다기 보다는 주민들의 담합에 따른 기대치가 상당히 작용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봐야 한다. 값이 제자리에 머물렀던 서울·수도권의 아파트들이 시세차를 좁히기 위해 오를 것이란 기대도 갖기는 힘들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로 가수요가 생겨야 이같은 현상이 가능한데 현재로서는 부동산실명제의 영향으로 가수요가 생기기는 어렵기 때문이다.<한기석·정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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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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