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북유럽의 축구강호 스웨덴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국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홈디포센터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후반 24분 정경호(광주)의 선제골을 앞세워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후반 40분 마르쿠스 로젠보리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새해에 치른 3번의 A매치에서 단 한번의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2무1패의 성적을 기록했고 스웨덴과의 역대전적에서도 2패 뒤 첫 무승부를 거두게됐다.
또 지난 89년 이후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번도 승리를 맛보지 못했던 'LA 징크스'(8무6패)도 14경기로 늘어나고 말았다.
정경호는 지난 16일 콜롬비아 전에서 선제 헤딩골을 넣은데 이어 이번 전지훈련에서만 2골을 기록함으로써 본프레레호의 유력한 스트라이커로서의 가능성을 과시했다.
1만여 교민들의 일방적인 응원속에 이동국(광주)을 원톱으로 정경호(광주)와 남궁도(전북)를 좌우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운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김남일(수원)-김상식(성남)의 강력한 압박을 바탕으로 스웨덴의 골문을 공략했다.
전반 9분 김남일의 위력적인 중거리포를 시작으로 공격의 고삐를 죄기 시작한한국은 1분 뒤 유경렬의 헤딩슈팅과 정경호의 날카로운 측면돌파에 이은 남궁도의왼발 슈팅이 이어졌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중반부터 미드필더들의 잇단 패스미스와 수비진영에서의 불안한 볼처리로 스웨덴에 역습의 빌미를 제공하면서 경기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전반 17분께 마르틴 에릭손의 '슈터링'으로 공세를 펴기 시작한 스웨덴은 전반18분 코너킥 후 흘러나온 볼을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운재의 선방에 막혔다.
스웨덴은 전반 28분에도 프레드릭 베르글룬트의 오른쪽 크로스와 에릭손의 헤딩슈팅으로 또 한차례 공세를 펼쳐 이어 나갔다.
한국의 페이스로 돌아온 것은 전반 30분께부터.
전반 30분 미드필드 왼쪽 진영에서 김남일의 강한 프리킥을 시작으로 전반 38분이동국의 오른발 터닝슈팅이 공중으로 뜨면서 골찬스를 놓쳤다.
한국은 전반 45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김동진의 강한 왼발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볼이 흐르자 유경렬(울산)이 넘어 지면서 오른발 슈팅을 날려 스웨덴의네트를 철썩였지만 이미 오프사이드 깃발이 올라간 뒤였다.
득점없이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들어 정경호의 측면돌파가 위력을 발휘하면서스웨덴의 수비를 흔들기 시작했다.
견고하던 스웨덴의 포백수비를 무너뜨린 건 '이등병' 정경호.
정경호는 후반 24분 미드필드 지역에서 올라온 패스를 김동진(FC서울)이 살짝흘려주자 페널티영역 왼쪽측면에서 페널티아크로 수비수 두명을 끼고 돌면서 순간적으로 강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정경호의 발끝을 떠난 볼은 강하게 회전하며 스웨덴의 왼쪽 골네트 구석에 빨려들며 한국의 첫 포문을 열어 젖혔다.
정경호는 3분 뒤 아크정면에서 또 한차례 강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빗나가며 추가골의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선제골을 넣은 한국은 후반중반 이후 체력저하와 조직력에서 흔들리는모습을 보이며 스웨덴에게 역습기회를 자주 내주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후반 40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간패스를 허용한 한국은 순식간에 수비진이 무너지면서 마르쿠스 로젠보리에게 단독찬스를 내주었고 유경렬이 끝까지 마크했지만 동점골을 막지는 못했다.
본프레레호는 26일 LA전지훈련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한 뒤 다음달 4일 이집트와의 평가전에 대비해 31일께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재소집될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 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