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파국만은 피하자" 반쪽 타결

폭발시간만 연장 '반쪽타결'

'손은 잡았으나….'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노사로드맵)이 11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오른쪽부터) 이상수 노동부 장관,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 조성준 노사정위원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서울 영등포구 노사정위원회 사무실에서 협상을 타결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이호재기자

"파국만은 피하자" 반쪽 타결 정부 하루만에 입장바꿔 3년시행 유예핵심사안 해결 못하고 차기 정권으로"시한폭탄 점화시기만 연장" 비난일듯 김호정 기자 gadgety@sed.co.kr '손은 잡았으나….'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노사로드맵)이 11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오른쪽부터) 이상수 노동부 장관,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 조성준 노사정위원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서울 영등포구 노사정위원회 사무실에서 협상을 타결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이호재기자 노사관계 법ㆍ제도 선진화방안(노사 로드맵)의 극적 타결로 노사정 정면 대결의 극단사태는 피했지만 제도 개혁은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내년 1월 시행 예정이던 기업단위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조항은 한국 노사관계의 지형을 바꿀 메가톤급 과제로 주목받아왔다. 비록 민주노총이 협상과정에서 이탈했지만 노동계의 또 다른 축인 한국노총이 이번 합의에 참여, 노정 정면충돌의 파국은 피하게 됐다. 그러나 지난 97년과 2001년에 각각 5년씩 유예돼온 법 시행은 다시 다음 정권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번 합의는 핵심 과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 없이 시한폭탄의 점화시기만 연장한 '반쪽 타결'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보인다. 민주노총이 이날 노사정 합의를 '야합'이라 규정하고 총파업으로 맞서겠다고 밝혀 입법과정에서 진통은 불가피하게 됐다. ◇노사정 "파국은 피하자"=2일 한국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ㆍ대한상공회의소가 복수노조와 전임자 관련 법 시행을 5년 유예하자고 정부와 민주노총에 제안하면서 난항을 겪던 협상에 전기가 마련됐다. 한국노총과 경영계는 새로운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가 부족하고 전면 제도 시행시 산업현장의 혼란이 예상돼 추가 유예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노사 합의안을 받아들일 경우 법조항 시행을 15년이나 미뤄 사실상 법안이 폐기될 수 있다는 지적에 7일로 예정했던 입법예고 시기를 두 차례 연기해가며 노사를 압박했다. 결국 한국노총이 한발 물러선 3년 유예라는 양보안을 7일 다시 내놓았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10일 오전 방영된 TV 대담 프로그램에서 한국노총이 수정 제안한 3년 유예를 받아들이되 입법은 올해 안에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 제안은 조건 없이 3년 유예한 뒤 오는 2009년까지 전임자 임금지급 관련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자는 한국노총의 반발에 밀렸다. 정부가 결국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11일 조건 없는 3년 시행 유예를 수용한 배경은 더 이상 노사의 양보를 끌어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정면 대립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여전한 '폭탄 돌리기'=44년 만의 직권중재 철폐, 부당 해고시 형사처벌 조항 삭제 등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노사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개혁으로 간주돼온 복수노조, 노조 전임자 임금 문제는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게 됐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노사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놓쳐 안타깝다"며 "노사정이 실제 개혁을 할 수 있을지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복수노조와 전임자 문제는 앞으로 3년 이내에도 타협이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일정한 룰을 제시해 끌고나갈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한 혼란을 부담스러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노사정위원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부가 앞장서서 야합을 주도했다고 규탄했다. 윤영규 수석부위원장은 "정부가 노사관계를 선진화한다는 교활한 수사를 동원, 노동기본권을 유린하면서 절차적 정당성마저 상실한 채 폭거를 자행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은 19일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노사 로드맵 저지 투쟁 일정을 잡고 10월 말 또는 11월 초 총파업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혀 노정간은 물론 노노간 갈등을 예고했다. 입력시간 : 2006/09/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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