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얼리버드 관행 바뀌나

출근 늦춘 이건희 회장 '달라진 업무스타일'<br>귀국후 8시30분 첫 출근

오랜 해외 경영구상을 마치고 귀국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16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 오전8시30분 첫 출근했다. 지난해 이 회장이 줄곧 6시대에 출근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이 회장은 이날 본관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직후 오후1시30분께 퇴근해 유연한 업무스타일을 보여줬다.

이날 이 회장은 미국 하와이와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뒤 올 들어 처음으로 서초동 본관에 오전8시30분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의 평소 출근 시간에 비해 두 시간가량 늦춰진 시간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20일부터 오전6시30분에서 6시50분 사이에 출근한 뒤 미래전략실과 각 계열사 사장들에게 보고를 받은 후 사장들과 오찬 회동도 같이했다.


지난해 이 회장의 조기출근은 삼성그룹에 얼리버드 열풍을 몰고왔다.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도 자연스레 출근 시간을 앞당겼고 미래전략실 임원들에게 "(이 회장이) 일찍 출근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후 임원들과 간부급들이 자진해 오전6시30분에 출근하는 관행이 굳어진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이 회장이 오랜 출장길 이후 첫 출근 시간을 오전8시30분으로 늦추자 삼성의 얼리버드 관행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창조경제를 표방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오전9시에 출근하고 청와대 직원들에게도 오전9시 정상출근을 당부하면서 얼리버드형 업무스타일이 창조적 사고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의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과 흐름을 같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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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삼성의 오전 6시30분 출근이 10개월 가까이 지속되면서 임직원들의 피로 누적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도 조기출근의 재검토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정상시간 출근이 아직은 한 번에 불과해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지난해와 다른 유연한 행보인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해 이 회장이 3월부터 조기 출근한 뒤 삼성 임원들이 7월부터 조기 출근에 동참한 점을 감안할 경우 이 회장의 유연한 행보가 삼성 임원들의 근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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