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50여일 앞둔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 중 한국ㆍ중국ㆍ일본 등 3국간 공조체제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부터 달러화에 대한 원화 등 동아시아 국가의 통화가치가 수직 상승하면서 한중일 3국간의 공조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총재는 오는 3월 말 임기 만료까지 총 세 차례의 해외출장이 예정돼 있다. 박 총재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결제은행(BIS) 특별총재회의 및 아시아지역협의회(AC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다. 12~13일 개최되는 BIS 특별총재회의에서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은 ‘세계 경제 및 국제 금융시장의 최근 동향’과 ‘아시아 지역 회사채 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등을 집중 논의하게 된다. 박 총재는 동아시아ㆍ태평양 지역 12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따로 만나는 BIS 아시아지역협의회 제10차 회의에도 참석해 BIS 아시아 사무소의 활동을 점검하는 한편 BIS와 아시아 중앙은행간 관계강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최대 관심사인 한중일 3국간 중앙은행장의 만남은 예정돼 있지 않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박 총재도 “세 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세계 금융시장에 영향력을 미치기에 충분하다”며 “다음달 만나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오는 23일에는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4일 열린 제1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두 나라간 위기시 통화 스와프 계약으로 모두 150억달러를 상호 지원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박 총재는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 중앙은행 총재와 서명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IMF 쿼터 재조정 문제를 비롯해 양국간 환 공조정책 협력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3월에는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동남아중앙은행기구(SEACEN) 총재회의에 참석한다. 이 회의는 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ㆍ태국 등 14개 회원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참석, 역내 금융경제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인 만큼 외환시장 안정문제도 주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