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메릴린치·리먼 "한국측 투자지연 애타네"

지분매각등 협상 진전 못봐…유동성확보 비상<br>추가손실 우려로 주가 7.48%·10.45% 급락


뉴욕 월가 굴지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리먼브러더스의 주가가 한국의 투자약속을 받아내지 못하는 바람에 휘청거리고 있다. 메릴린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부실채권(NPL) 매매협상을, 리먼은 한국산업은행(KDB)과 지분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현격한 가격차로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메릴린치와 리먼은 NPL 매매협상과 지분매각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과 함께 추가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각각 7.48%, 10.45%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먼은 배드뱅크를 만들어 320억달러 규모의 상업용 모기지 및 부동산을 넘길 계획이다. 리먼은 배드뱅크 설립을 위해 자본금 80억달러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DB와의 지분매각 협상이 난관에 부딪치면서 리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리먼은 당초 지분 25%를 60억달러에 KDB 측에 매각해 이 자금을 배드뱅크에 투입할 계획이지만 매각대금이 지나치게 높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지분매각 협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리먼이 오는 15일 3ㆍ4분기 실적으로 16억달러의 순손실과 35억달러의 상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고 추가적인 자산 상각도 예상돼 인수자 입장에서는 조급할 게 없다. 리먼으로서는 한국 측 기관 외에 지분을 매입할 마땅한 파트너가 부각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을 지체할 경우 주가폭락으로 더 힘든 지경까지 내몰릴 수도 있다. 최근 일본의 미쓰비시UFJ은행의 리먼 인수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지만 주가하락으로 결국 리먼이 인수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캠코와의 NPL 매매협상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메릴린치도 답답한 입장이다. 부실자산 정리가 늦어지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5일에는 골드만삭스가 신용투자상품과 관련해 추가 상각이 우려된다며 메릴린치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낮췄다. 목표주가도 4일 종가인 주당 26.21달러보다 낮은 22달러로 내렸다. 추가적인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관측통들은 미국 금융기관들의 자금확보가 절실한 상황인 만큼 지분 매각 협상에서 메릴린치와 리먼도 한국 측 협상 파트너에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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