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패닉상태…한때 975원까지 美 고용지표 부진영향 엔·달러도 급락하자 글로벌 달러약세 공포에 기업 물량 쏟아내모건스탠리 "올 위안화 강세" 전망도 한몫 김민열 기자 mykim@sed.co.kr 관련기사 시장 패닉상태…한때 975원까지 "환율 950원 밑으로 가면 생산 중단"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이 980원대 밑으로 밀려났다. 지난주 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 외로 부진하게 나오면서 엔ㆍ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14엔대가 붕괴되며 113엔대까지 밀려난 데 큰 영향을 받았다. 투기세력이 엔캐리트레이드와 관련된 차익실현 물량을 내놓았다는 루머에 시장 참가자들의 심리가 위축되더니 미국계 투자은행들의 손절매물이 쏟아지면서 113엔까지 위협했다. 이내 열린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엔ㆍ달러 급락 소식으로 원ㆍ달러 환율 980원대가 무너졌다.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1ㆍ6외환시장대책’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글로벌 달러 약세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수출 기업들이 은행과 980원대에 맺은 ‘녹아웃(knock out)’ 물량마저 쏟아지며 한때 달러당 975원까지 밀리더니 결국 977원50전에 마감했다. 외환당국이 이날 5억달러에 달하는 물량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처럼 원ㆍ달러 환율이 연초부터 급락하고 있는 것은 올해 외환시장의 이슈가 ‘위안화 등 동아시아 통화 강세, 글로벌 달러 약세’라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중국 현지에서는 달러화 자산에 대한 믿음을 훼손하는 발언이 잇따라 흘러나오고 있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때마침 모건스탠리가 올해는 ‘위안화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표한 ‘2006년 환율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달러 약세는 지난 2004년 과매도에 따른 반등의 성격”이라면서 “올해 달러화는 주기적인 약세 국면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스티븐 젠 모건스탠리 환율조사 담당 대표는 “2003ㆍ2004ㆍ2005년은 모두 아니었지만 올해는 ‘위안화의 해’가 될 것"이라며 “위안화 주도로 주요 아시아 통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올해 위안화 강세의 이유로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중국의 외환보유액 ▦‘타협’에서 ‘갈등’으로 변하고 있는 중미간 환율정책 ▦대외개방 확대에 따른 중국의 환율 자유화 등을 들었다. 중국 현지에서 외환보유자산 구성의 다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주목거리다. 상하이증권보는 이날 왕자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이 “중국이 미국뿐 아니라 다양한 채널로 외환보유액 투자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며 "첨단기술이나 장비ㆍ원유에 투자하고 긴급 펀드를 구성하거나 기반시설에 투자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5일에는 후샤오롄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장이 성명을 통해 “외환보유액의 통화 및 자산 구조를 개선하고 투자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었다. 이런 형편에 미국과 일본이 달러 약세에 합의했다는 비확인 보도까지 나오고 있어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제 2라운드에 본격적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1/09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