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드라마 제목에도 '법칙'이 있다

복고형·주인공 이름형·호기심 자극형 등 유형 다양

KBSㆍMBCㆍSBS 등 지상파 방송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드라마가 일 년이면 수십 편. 내가 좋아했던 드라마나 ‘겨울연가’처럼 전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 아니면 무슨 드라마가 있었는지 제목조차 기억하기 힘들다. 하지만 이 드라마 제목에도 유형이 있다. 드라마를 완성시켜 주는 드라마 제목. 과연 어떤 유형이 있을까. ▦아줌마들을 공략하라, ‘복고형’ 최근 TV의 주력 시청자 층이 40~50대 여성으로 바뀌면서 드라마 제목도 복고풍의 형식이 등장하고 있다. MBC의 새 아침연속극 ‘있을 때 잘해!!’, SBS의 ‘사랑하고 싶다’가 대표 주자. 과거 70~80년대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할 것 같은 이 제목들은 주요 시청자 층인 중장년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명쾌한 느낌을 주자, ‘주인공 이름형’ ‘주인공 이름형’은 말 그대로 주인공의 이름을 드라마의 제목으로 쓰는 것이다. 특히 사극에서 두드러진다. 현재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MBC의 월화 드라마 ‘주몽’이 좋은 예다. SBS의 주말 드라마 ‘연개소문’과 KBS의 ‘대조영’도 ‘주인공 이름형’의 드라마다. 사극에서 주인공 이름을 제목으로 쓰는 것은 역사적 인물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드라마의 성격과 전개 방향을 시청자들에게 명확히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제목은 따오자 ‘따오기 형’ 드라마 제목들 중에는 원작이나 영화 등에서 제목을 따오는 경우도 많다. MBC의 수목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도 이정재 주연의 영화에서 제목을 가져왔다. SBS의 새 월화 드라마 ‘천국보다 낯선’ 역시 짐 자무시 감독의 동명 영화에서 제목을 인용한 사례. 김미숙 주연의 ‘나도야 간다’는 가수 김수철의 노래 제목이기도 했다. 이처럼 제목을 다른 작품이나 노래 등에서 빌려올 경우에는 시청자들에게 익숙하고 친근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톡톡 튀는 게 좋다, ‘호기심 자극형’ KBS의 인기 주말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가 대표적. ‘소문난 칠공주’는 칠자 돌림 자매를 일컫는 말이다. 딸이 7명인줄 알았던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고서야 그 사정을 알게 된다. MBC의 ‘도로시를 찾아라’도 마찬가지다. 사라진 소녀 수아 대신 실종된 아이들을 일컫는 용어인 ‘도로시’를 제목에 사용함으로써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덕화와 이혜영이 등장하는 KBS의 ‘웃는 얼굴로 돌아보라’는 존 오스본의 유명한 희곡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의 앞부분을 바꿔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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