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흑41이 문제였다

제9보(139~148)


일단 삼킬 것은 삼키고 보는 승부호흡. 조훈현이 늘상 보여주는 방식인데 뤄시허가 그것을 흉내내고 있다. 하변에 새로 확보된 백의 실리는 17집 정도. 작지 않은 전과지만 그렇다고 백의 형세가 좋아졌느냐 하면 그렇지가 못하다. 좌변이 흑에게 넘어간데다 하변 왼쪽의 백도 미생이기 때문이다. 흑39는 선수. 백40의 응수가 불가피하다. 참고도1의 백1로 반발하고 싶지만 흑2 이하 6이면 백 4점이 도로 잡힌다. 흑41이 문제의 수였다. “여기서부터 최철한의 행마가 꼬이기 시작했어요. 만약 흑이 이 바둑을 진다면 이 수가 패착이 될 겁니다.” 김성룡9단의 말이다. 흑41이면 백이 42로 모는 것은 정한 이치. 흑으로서는 단수친 백 한 점을 따내야 마땅한데 흑43으로 올라섰고 백은 이게 웬 떡이냐 하고 44로 빵때림을 해버렸다. 45로 단수치자 뤄시허는 번개 같은 동작으로 46에 철썩 돌을 갖다붙였다. “뭔가 신의 계시라도 받은 것처럼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거기를 두다니. 참 얄궂은 한 수였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그 한 수가 톡톡히 제 구실을 하게 됐으니 뤄시허가 천재는 천재인 모양입니다.” 해설 담당 김성룡의 말이다. 흑43은 일단 최선이었다. 참고도2의 흑1로 따내면 백은 2 이하 6으로 수습하여 흑이 거북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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