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담합 등 공정거래 분야의 법 위반행위에 대해 현행 법률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보장하고 있다. 전속고발권 폐지의 경우 주무부처인 공정위가 공정거래 분야의 특수성을 감안하고 소송 남발을 우려해 줄곧 반대해왔지만 지난해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국회에서 통과돼 오는 1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기업들은 공정위뿐 아니라 추가로 조달청과 중소기업청·감사원 등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고발권한 행사에도 철저히 대비하며 경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재계가 새해부터 줄줄이 시행될 경제민주화 조치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8일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박근혜 정부가 새해 경제정책의 중점 방향을 경제활성화로 확고히 틀었음에도 경제민주화는 여전히 기업활동을 억제하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전속고발권 폐지 외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금산분리, 가맹사업 등 지난해 국회 문턱을 넘은 굵직한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속속 시행을 앞두고 있어 산업계의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 등에 따르면 전속고발권 폐지를 필두로 하도급·은행법·금융지주회사법·상생법·가맹사업법 등 주요 경제민주화 법안들이 1월과 2월에 발효를 앞두고 있다. 또한 2월 국회에서는 경영상 해고여건 강화를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등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지배구조개선법 등이 논의될 예정이어서 전속고발권 폐지시행 등을 계기로 경제민주화 논의가 재점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재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법안 가운데 지난해에는 등기임원 연봉공개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정도만 시행된 상태"라며 "1~2월에는 나머지 핵심 법안들이 대거 시행되면서 재계가 경제민주화 법안의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게 됐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한 임원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법안 시행에 앞서 실무부서는 초비상 상태"라며 "대다수 기업들이 경제민주화 법안의 제1타깃이 되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