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7일 국회에서 연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는 표류 중인 북한 핵 문제의 해법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도마에 올랐다.
특히 여야 의원들은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 중단선언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한국이 북핵 문제에 있어 외교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교착상태를 풀기 위한 정부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한나라당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대해 ‘행동 대 행동’과 같은 확고한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유연한 자세로 북핵 문제를 견인해야 한다고 맞섰다.
안상수 한나라당 의원은 “북한이 핵 불능화 조치를 중단해 6자 회담의 방향을 예측불가 상태로 만들었다”면서 “우리 정부도 ‘행동 대 행동’과 같은 확고한 원칙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의혹이 있는 모든 북 핵 시설에 대한 검증이 무산되고 미국이 이 문제를 양보한다면 애초 목표였던 ‘철저하고 완전한 폐기’는 불가능하다”며 “미국의 북핵 완전 폐기 정책 고수를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학진 민주당 의원은 “우리 외교는 남북관계 경색으로 아무런 역할도 못한 채 미국과 중국에 일방적으로 기대는 등 선수가 아닌 관중으로 전락했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송민순 의원은 “참여정부는 유연한 사고로 북핵 문제를 견인해왔는데 지금 이명박 정부는 북핵 문제를 위해 무슨 역할을 하고 있느냐”며 “중국의 중재역할과 미국의 절충안을 앉아서 기다릴 게 아니라 상황을 주도하는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야 의원들 간 논란이 된 한미 FTA 비준 시기에 대해서는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며 공방전을 벌였다.
정옥임 한나라당 의원은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 중 3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미 의회의 비준 투표 전 자국 비준 절차가 완료됐다”면서 “미측의 자동차 재협상 요구 등 한미 FTA 체결에 따르는 이익을 상실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먼저 비준을 해야 한다”며 ‘선(先) 비준’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우리가 한미 FTA를 비준했는데 미국에서는 비준이 안 된 상태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면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 등 FTA 피해산업에 대한 대책을 보완해야 한다”며 ‘선(先) 대책 후(後) 비준’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