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월요초대석] 차흥봉 보건복지부장관

대담:신정섭 건강의료팀장 SHJS@SED.CO.KR『지구상 어느나라도 국민연금제도를 완벽한 시스템으로 시작한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미비점이 있다면 조금씩 보완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는 소의 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소를 잡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누를 범할 수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 하는 것입니다』 차흥봉(車興奉) 보건복지부장관은 최근 연금보험료 부과의 형평성 문제와 관련, 당초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작성했던 「신고권장소득기준」을 보다 현실에 맞게 재조정 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차장관은 『특히 직장인들이 연금제도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문제점이 제기되는 대로 보완하고 있기 때문에 20~30년 후에는 결코 손해 본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장관은 또 「추정소득」을 「발생소득」으로 인정하는 것은 소득신고가 불명확한 국내 현실에 비추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차장관을 만나 보건복지정책의 방향을 알아봤다. ▲16년만에 보건복지부에 화려하게 복귀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시민단체들로부터 적절한 각료임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더욱 기대가 큽니다. 그동안 학계에서 의보통합을 비롯한 각 사회보험의 대표적인 통합주자로 꼽혀 왔는데 아직도 그같은 소신에는 변함이 없는지요. -국민연금·의료보험 등에 대한 사회보장 문제는 기본적인 철학과 원칙에 따라 추진돼야 합니다. 각계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수요자의 입장에서 보건복지 업무를 이끌어갈 생각입니다. 작지만 제가 가진 모든 능력과 주위 유능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새로운 세기의 한국복지 발전의 초석을 다질 각오입니다. 복지부의 운영방안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효율적인 보건의료 서비스 체계를 발전시켜 새로운 보건의료 수요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것입니다. 저소득층의 생활보장 측면에서 기초생활 보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과거 50~70년대는 대량빈곤이 시대여서 사회복지 서비스가 구호차원에서 머물렀으나 현재는 도와줄 대상이 분명하기 때문에 최저생계비 이하의 저소득층에 대해 기초생활보장이 필요합니다. ▲의료보험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그들의 논리가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고 있는데…. -저는 81년도 보험제도과장으로 재직시 농촌지역 5곳을 의료보험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조합별 부담능력의 한계로 조합방식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이 났지요. 지금까지 조합방식으로 운영한 결과 재정적인 면에서 조합간 차이가 심해 의료보험통합에 걸림돌이 됐습니다. 결국 국민전체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제도는 통합방식이라는 것입니다. 의료보험을 포함한 사회보장 보험은 질병·빈곤 등 위험에 사회구성원이 각자의 경제능력에 따라 일정액을 부담하여 공동으로 대처하는 제도입니다. 의료보험을 직장-지역별로 분리해 운영할 경우 사회보험의 능력에 따른 보험료의 형평부담 원칙이 조합단위로 국한돼 위험분산 기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통합이 되면 위험분산 기능이 극대화 되는 것은 물론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실현을 통해 사회통합 효과를 증진할 수 있습니다. 또 조직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대국민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는 부수적인 이점도 있습니다. ▲일부 여권에서는 국민연금 전면 재검토론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지금은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나 직장 근로자들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연금제도에 대해 직장과 지역의 분리방안, 기초연금제도입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나 나름대로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룸살롱이나 주유소 등 99개 업종을 중점관리대상으로 선정하고 국세청 과세소득보다 낮게 신고한 불성실 신고자는 특별관리할 예정입니다. 연말까지 신고소득을 최대한 상향조정하되 부족하다면 연금액 산정방식을 한시적으로 조정, 성실하게 신고한 직장인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총리실의 ‘자영자소득파악위원회’도 적절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역의보료가 대폭 인상,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추정소득을 평가소득이란 이름으로 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느냐는 불만도 많은데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계에 부담을 주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의료보험 재정은 89년 7월 도시지역 의료보험 실시이후 94년까지는 안정을 유지했지만 95년부터 그렇지 못했습니다. 보험금지급비의 경우 95년이후 연평균 21%나 증가한 반면에 의료보험료는 16.8% 수준으로 인상돼 왔습니다. 이번에 보험료를 18% 인상한 것은 재정안정을 위해 취해진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우리나라 처럼 자영업자 소득이 정확히 파악되지 못하는 사회의 경우 간접적인 방법으로 경제 능력을 파악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평가소득은 추정소득이라기 보다는 객관적 소득자료가 없는 세대의 보험료 부담능력을 적절하게 평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작년 10월에 시행된 지역의료보험의 통합의보료 체계는 부담할 수 있는 소득, 재산(자동차포함) 등 경제적 능력을 반영하였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만들어 졌다고 봅니다. 여러가지 연구결과나 시행결과 입증되기도 했습니다. 지역가입자의 의료보험료는 연간소득 500만원을 기준으로 과세소득과 평가소득으로 구분하며 연간소득이 500만원 이하거나 없는 세대는 세대 구성원의 성·연령, 재산정도를 점수화하여 평가소득 점수를 산정했습니다. ▲소득단일부과체계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요. -의료보험 통합과정에서 중요한 과제중에 하나는 새로운 보험료 부과체계의 개발입니다. 우리 부에서는 이미 작년말부터 전문연구기관에 보험료 부과체계에 대한 연구를 의뢰, 연구작업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소득개념과 관련해 말씀드릴 것은 직장가입자의 경우 소득(MONTHLY INCOME)이 확실이 드러나지만 개인사업자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소득을 추계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이해 당사자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시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의약분업에 대한 견해는. -정부와 의약당사자간에는 지난해 8월 의약분업을 실시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올해 약사법을 개정, 내년 7월부터 실시하기로 한 만큼 저는 예정대로 실시하도록 철저한 준비를 할 것입니다. 의약분업은 약물의 오남용을 줄이는 한편 약제비 부담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다만 국민들의 오랜 관행과 의약계 이해당사자의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으로 적절한 조정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의약계 및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의약분업실행위원회’를 구성, 시민단체와 의사·약사단체의 합의안을 기초로 국민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특히 국민들에게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건강위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분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 이해를 구할 것입니다. 의약품 유통구조를 현대화 하는 등 의약분업을 위한 여건조성에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의료기관과 약국에 나타날 수 있는 제반문제점에 대해 종합적인 대책도 수립할 것입니다. ▲의약품물류조합과 물류센터 설립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국내 의약품의 물류비는 매출액 대비 9.92%로 다른 제조업에 비해 많은 실정입니다. 일반 판매관리비의 경우 제조업이 11.7%인 반면에 제약분야는 32.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48개의 제약회사와 434개의 도매상이 무질서한 판매경쟁으로 의약품 거래와 관련한 각종 부조리도 만연하고 있습니다. 유통개혁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물류조합 및 물류센터의 설립은 제약회사와 도매상이 공동출자하여 의약품의 공동보관·배송업무를 전담하게 함으로써 현재 제약회사와 도매상이 각각 창고와 운성수단을 운영함으로써 발생하는 과다한 물류비용 부담을 절감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해 우리 부에서는 지난해 10월 ‘의약품유통개혁기획단’을 설치했으며 6월중 물류조합 구성과 유통개혁 세부추진계획을 확정하고 2000년 상반기까지 중앙 및 지역 의약품물류센터와 종합정보망을 구축한 후 6개월간의 시범운영을 거쳐 2001년 1월부터 전면 실시할 계획입니다.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의 경우 조직이 너무 방만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지난해 10월 지역조합 등이 통합되어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이 발족되었습니다. 현재 공단은 98년 통합이전과 비교했을 때 지사조직의 경우 246개에서 161개로 약 35% 줄었습니다. 인원도 10,825명에서 5월말 현재 9,167명으로 약15% 축소 운영하는 등 관리운영의 효율화를 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직무 및 의식교육 강화와 지역담당제, 목표관리제 등 도입으로 경영혁신을 꾀하고 수요자 중심의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아 체력도 뒷받침 돼야 할텐데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요. -특별히 하는 운동은 없습니다. 주말에는 등산을 하고 있으며 평소 아침운동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정리=박상영 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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