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텍사코 「10년 세금분쟁」 승소

◎대법원 “해외공장 이득 과세 못해” 판결/국세청 부과 기각… 타사소송 파급 우려【뉴욕=김인영 특파원】 미 국세청(IRS)과 석유회사 텍사코사 사이에 10년 이상 끌어오던 10여억 달러 규모의 대형 세금 분쟁이 텍사코의 승리로 끝났다. 미연방 대법원은 21일 텍사코사가 지난 79년부터 81년 사이에 사우디 아라비아로부터 도입한 원유에 대해 18억 달러의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원고인 IRS의 주장을 기각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요지는 『텍사코의 해외현지공장이 사우디의 저유가 정책으로 득을 본데 대해 과세할 수 없다』는 것. 이번 판결은 현재 하급심에 게류중인 엑손사의 비슷한 세금분쟁에도 파급돼 IRS가 미 석유회사들로부터 떼일 세금은 모두 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사건의 발단은 2차 석유파동이 있은 지난 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다른 중동국가보다 낮은 가격에 원유를 수출했다. 사우디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사에 합작투자하고 있는 텍사코와 엑손은 저가의 사우디산 원유를 사들여 보다 비싼 국제시세로 팔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당시 미행정부는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사우디산 저가 원유를 국제시세로 팔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그렇지만 텍사코사는 이런 규제를 피해 해외현지 정유공장을 통해 원유를 정제, 국제가격으로 석유제품을 판매했다. 이에 IRS는 텍사코의 부당이익에 대해 엄청난 세금을 물렸고 텍사코는 그 부당성을 법정에 호소했다. 사우디는 82년부터 원유가격을 다른 중동국가와 같은 수준으로 올려 텍사코와 엑손은 더이상 특혜를 누릴수 없게 됐으나 세금소송은 그후에도 10여년을 끌었다. 미 행정부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가뜩이나 통제권에서 벗어난 미국 기업의 해외투자 공장들이 법규를 피해 탈세하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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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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