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산 환경기술 실용화대책 시급

환경부가 최근 예측한 올해 국내 환경산업의 시장규모다. 지난 97년에는 5조원 규모였다. 산업연구원(KIET)도 오는 2005년 환경산업시장이 18조∼23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경분야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음을 웅변하는 대목이다.이처럼 환경산업의 규모가 커지는 것은 20세기 산업사회를 지나오면서 환경파괴가 인류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만큼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환경을 회복하는데 그만큼 큰 경제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 바야흐로 환경 문제는 21세기 전 인류의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지만 국내 환경 과학기술은 그 저변과 깊이가 매우 뒤떨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국내 환경기술은 선진국과 비교할 때 수질 30∼60% 대기 30∼70% 폐기물 20∼60% 해양환경 20∼30% 생태 10∼20% 환경보전 10∼30% 등 전체적으로 30∼40% 수준에 그친다. 이에 환경기술 해외 의존도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환경기술 도입건수는 91년 13건에서 94년 36건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또 전체 기술 도입건수에서 환경분야가 차지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2.2%에서 6.9%로 3배 이상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국 국내 환경산업 시장을 외국에 빼앗기게 방치하고, 자동차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국내 기업의 외국 진출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실제로 환경부에 따르면 98년말 현재 쓰레기 소각시설의 국내 신기술 활용률은 0%이다. 백지상태라는 뜻이다. 또 하수처리장과 쓰레기매립장 시설의 경우 평균 30%에 불과하다. 나머지 수조원대의 시장을 모두 외국회사들이 차지하고 있다. 시장은 커지지만 오히려 국내 환경기술 전문업체들은 존폐의 위기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은 환경을 구실로 무역장벽을 높이고 있다. 배기가스 방출을 이유로 첨단 정화기술을 채용하지 않은 자동차 수입을 규제한다거나 에너지 효율이 낮은 전자제품의 자국내 유통을 금지하는 조치가 그 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환경 신기술 활성화 대책이 겉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도 『공공기관이 국산 신기술을 외면하고 각종 지원제도도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정부도 이같은 지적에 수긍하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회의에서 『국산 환경기술 실용화가 미진하다』며 『지원제도가 미흡하고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고했다. 당연히 관련 업체들의 의욕이 저하되고 사업성과가 부진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아 결과가 주목된다. 정부는 우선 「환경기술평가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환경 신기술과 제품에 관해 정부가 그 성능을 공증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여 실용화 수준을 높이자는 취지다. 또 소각로 등 시설비가 많이 드는 사업에 대해서는 기술 개발자가 초기 비용을 부담한 뒤 성공한 것으로 판단되면 정부가 사업비를 정산 지급하는 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국내 환경 신기술을 적극 사용하도록 하는 제도도 만들 계획이다. 환경 신기술을 사용해 예산을 절감할 경우 그 일부를 장려금으로 돌려준다거나, 선의로 국산 신기술을 채택했다가 실패한 공무원을 보호해주는 조치 등이 그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신기술보급촉진심의위원회」도 구성키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 예산을 배분할 때 환경기술개발의 시급성을 고려, 이 분야를 적극 지원키로 했다. 그러나 총 3,965억원이 투입돼 92년부터 실시된 환경기술 선진화 사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갈수록 경영난에 시달리는 전문업체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서도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지난 3년간 15억원을 들여 미생물을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 장치를 개발한 벤처기업 N사의 金모 사장은 『아직도 공공기관마저 「판매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시설 도입을 꺼리는 풍토를 못벗고 있다』며 『땀 흘려 개발한 기술이 외면당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균성 기자GS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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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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