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프로그램 매매따라 춤춘다

3,409억 매물 폭탄…코스피 지수 반등 발목<br>투자심리 냉각으로 매도 나올땐 급락 가능성<br>"정부 대책 보다 경제지표 확인돼야 시장 안정"


코스피지수가 ‘프로그램 매매’에 발목이 잡혔다. 21일 증시 투자자들은 전날 뉴욕증시 상승세와 달러 시장 유동성 개선 등의 효과로 상승세를 기대했으나 결과는 프로그램 매물로 인한 하락으로 나타났다. 전일 프로그램 매수로 급등한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코스피지수가 프로그램 매매에 휘둘리는 것은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달러 유동성을 대표하는 지표인 리보가 연일 하락하며 자금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반면 국내에서는 환율, 기업어음(CP) 금리, 양도성 예금증서(CD) 등 단기 자금 시장 지표들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당분간 프로그램 매매가 등락 이끌 가능성 높아=지난 13~20일 차익거래 프로그램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급락하는 증시의 수급 방어군 역할을 해왔다. 이 기간 동안 차익거래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1조2,197억원의 순매수가 이뤄졌다. 21일 상승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차익거래 약 3,193억원, 비차익거래 약 216억원 등 총 3,409억원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차익거래 여력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차익거래를 주로 하는 인덱스펀드와 시장 중립형 펀드의 규모는 총 8조4,000억원 수준이다. 한때 9조원을 넘어서며 활발하게 차익거래를 해왔으나 이제는 펀드의 자금 여력이 줄어든 만큼 차익거래를 위한 자금도 비례해서 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차익거래 자금이 줄어들면서 시장 베이시스가 1.2포인트 이하에서도 차익실현 매도 물량이 나오고 있다”며 “요즘과 같이 수급세력이 옅은 상황에서는 프로그램 매수가 뒷받침될 때는 투자자들이 부랴부랴 주식을 처분하면서 주가 상승이 제한적인 반면 프로그램 매도가 나올 때는 급락하는 상황인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업들의 배당 여력이 여느 때보다 높지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반적으로 지난 9월 이후부터는 연말 배당을 노리고 매수차익거래 포지션을 연말까지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문주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배당수익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로 인해 연말 전에라도 매수차익거래 청산을 위한 프로그램 매물 압력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책보다 경기지표 확인돼야 시장안정=연일 정부의 고강도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눈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증시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9월부터 상승세를 유지해온 91일물 CP와 CD금리는 아직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정책 시행에 대한 시장의 신뢰 수준이 낮다는 점도 시장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리보가 일주일 이상 하락하고 나서야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나타내주는 VIX지수(S&P500변동성지수)가 하락했다”며 “우리나라도 환율과 같은 지표가 추세적으로 떨어지는 게 눈으로 확인돼야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은 다소 줄어들 수 있어도 여전히 매물벽이 높기 때문에 반등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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